21세기 첫 지구촌 축구제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는 믿기 힘든 대이변으로 그 막을 올렸다. '테랑가의 사자' 세네갈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대회 개막전으로 펼쳐진 조별리그 A조 첫 경기에서 지난 대회 우승팀이자 세계랭킹 1위인 프랑스를 1-0으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월드컵 본선에 처녀 출전한 세네갈의 파프 부바 디오프는 전반 30분 결승골이 된 팀의 선제골을 넣어 대회 1호골의 주인공이 됐다. 지네딘 지단이 허벅지 부상으로 빠진 프랑스는 유리 조르카에프와 크리스토프 뒤가리를 플레이 메이커 자리에 차례로 투입했으나 좀처럼 공격의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불의의 일격을 당했다. 반면 세네갈은 수비라인을 5명으로 구축,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역습을 노리는 전략이 그대로 맞아 떨어지면서 `거함' 프랑스를 수렁에 빠트렸다. 월드컵 개막전에서 거의 예외없이 전 대회 우승팀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징크스'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하는 경기였다. 프랑스는 전반 22분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서 다비드 트레제게가 때린 슈팅이 포스트를 맞고 나오는 `불운'으로 이날 경기가 험난할 것임을 예감케 했다. 왼쪽 측면을 주로 공략하던 티에리 앙리가 오른쪽으로 자리를 바꿔 미드필드에서 찔러준 볼을 트레제게가 수비수를 속이고 몸을 틀며 오른발로 감아찼으나 볼은 골포스트를 때렸다. 운좋게 실점 위기를 넘긴 세네갈은 8분 뒤 `뢰 블레' 프랑스 함대를 격침시키는 선제골을 터뜨렸다. 엘 하지 디우프가 미드필드에서부터 왼쪽 측면을 돌파한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문전으로 찔러준 볼을 성급히 수비에 합류하던 에마뉘엘 프티의 발을 맞고 골키퍼 쪽으로 흘러갔다. 이 볼을 파비앵 바르테즈가 잡지 못해 다시 흘러나왔고 문전 쇄도중 프티와 몸싸움 끝에 골지역에 넘어져 있던 디오프가 자기 발 앞에 굴러온 볼을 왼발로 슛, 그물을 때렸다. 전반을 1-0으로 앞선 세네갈은 후반 동점과 역전을 노리는 프랑스의 거센 공격을 골키퍼 토니 실바가 잇따라 그림같은 수비로 막아내 월드컵 본선 처녀 출전한 첫 경기에서 기적의 승리를 엮어냈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