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축구황제' 호나우두가 태양이 솟구치는 동방에서 브라질의 통산 5번째 우승을 꿈꾸고 있다. 호나우두는 31일 오후 울산 미포구장에서 열린 브라질 대표팀의 훈련에 앞서 가진 인터뷰에서 "4년전 프랑스에서 놓친 우승의 꿈을 이번에는 반드시 이룩하겠다"며우승컵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였다. 호나우두는 `외계인'이라고 불릴 만큼 현란한 드리블과 예측 불허의 벼락 슈팅으로 펠레와 마라도나의 뒤를 잇는 '축구황제'로 평가됐지만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자신의 축구인생에서 잊지 못할 상처를 받았다. 홈팀 프랑스와의 결승에서 호나우두는 프랑스의 철벽 수비진에 발목이 잡혀 90분 내내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고 브라질은 0-3으로 참패, 준우승에 머물렀다. 특히 호나우두는 프랑스 월드컵 직후 무릎을 다쳐 2차례나 수술을 받아야 했고 지난 4년간 프로리그 경기조차 제대로 출전하지 못했었다. 호나우두가 빠진 채 남미 지역 예선에 나선 브라질은 축구계의 내홍까지 겹쳐 탈락 위기까지 몰렸다가 가까스로 본선 티켓을 손에 넣게 되었다. 그러나 호나우두는 "예선에서 고전한 것이 오히려 보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은 예선에서 힘겨운 고비를 넘겼기 때문에 선수들의 정신력이 강화됐고 팀 전력도 배가됐다는 것. 지긋지긋한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 호나우두는 체력적으로도 전성기때의 모습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현대 축구가 속도전의 급한 물살을 탄 가운데 호나우두는 "우리 팀은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 수비를 유린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1시간30여분 동안 전술 훈련을 소화한 호나우두는 "결승에 오를 것을 대비해 오늘 프랑스-세네갈의 개막전을 눈여겨 보겠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