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간판 골잡이 라울 곤살레스(25.레알 마드리드)가 슬로베니아와의 B조 예선리그 1차전을 앞두고 비책을 제시했다. 라울은 31일 울산 서부구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슬로베니아는 중앙 수비가 무척 두터워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팀"이라고 말한 뒤 "측면을 돌파하면서 상대 수비수들을 교란시켜야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공격형 미드필드 카를레스 발레론 역시 "측면돌파 여부가 관건"이라고 밝혀 스페인 진영에서는 2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슬로베니아전을 앞두고 작전 수립을 이미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슬로베니아는 92년 유고슬라비아에서 분리 독립한 뒤 처음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지만 선수 대부분이 잉글랜드와 독일, 벨기에의 프로리그에서 활약중이며 공격보다는 수비에 강점을 갖고 있다. 화려한 개인기를 자랑하는 스페인이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앞선 것으로 보이지만 거친 힘의 축구를 구사하는 슬로베니아는 절대 만만한 팀이 아닌 것이다. 또한 라울은 슬로베니아의 거친 플레이 뿐만아니라 스페인이 갖고 있는 월드컵 '1차전 징크스'에 대한 부담감도 드러냈다. 1950년 브라질월드컵 4강이후 50년이 넘도록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스페인은 그동안 월드컵에서 단 한번도 1차전을 이긴 적이 없다. 때문에 라울은 "1차전을 결승전이라는 생각으로 나서겠다. 젖먹던 힘을 다 쏟아서라도 반드시 승리를 일궈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19세때 부터 스페인 국가대표로 활약적인 라울은 전국민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천재 골잡이'다. 그러나 라울은 첫 출전했던 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어린 나이탓에 지나치게 긴장한 듯 부진을 면치 못했고 스페인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고 말았다. 한결 성숙해진 모습으로 두번째 월드컵을 맞은 라울은 "오직 팀 승리를 위해 뛸 뿐이지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라면서 "우리팀은 지난 월드컵보다 훨씬 강화됐고 선수들의 컨디션과 분위기도 좋아 기대이상의 성적을 올릴 것으로 믿는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울산=연합뉴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