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두 수문장 김병지(포항)와 이운재(수원) 중 누가 주전 골키퍼로 월드컵 조별리그에 나설까. 폴란드와의 본선 첫 경기를 나흘 앞둔 한국대표팀은 주전 공격수와 교체카드의 윤곽을 대체로 확정했지만 골키퍼만큼은 아직도 정하지 못하고 있다. 31일 오전 대부분 선수들은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가운데 경주 화랑교육원에서 히딩크 감독의 특별과외를 받은 김병지와 이운재는 가끔 농담을 주고 받긴 했지만 일단 골문 앞에만 서면 눈에 불꽃을 튀겼다. 이날 훈련에서 이운재가 선배 보라는 듯 몸을 날리며 강슈팅을 막아내면,이에 질세라 김병지는 과감한 대시로 선방하는 등 두 선수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김현태 골키퍼 코치는 "둘 다 컨디션이 아주 좋은 데다 의욕과 자신감이 넘쳐 이를 조절하는 것이 걱정일 정도"라며 "첫 경기인 폴란드전에 누가 나설지는 전날에나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미국과의 평가전 때 김병지가 대표팀에 복귀한 이래 A매치마다 거의 예외없이 교대로 골문을 지켰던 김병지와 이운재는 경쟁속에서 상대의 장점을 닮아감으로써 스스로를 발전시켰다. 김미리 기자 mi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