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구연(球宴)'이라 불리는 2002년한.일 월드컵 대회의 역사적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저녁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앞마당에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전야행사를 보려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월드컵 대회 개막 전야행사장은 수용 인원이 2만4천여명에 불과한 데도 행사장주변에는 2배 가량 많은 5만여명이 몰려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를 반영했다. 입장권을 사전에 받지 못한 시민들은 대거 발길을 돌려야 했으며, 입장권을 가진 일부 시민들도 몰려드는 인파 때문에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해 종합안내소로 몰려가 항의하는 소동을 빚었다. 오후 6시부터 행사장 앞 왕복 12차로에 교통이 통제됐지만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행사장 입구부터 400∼500m 가량 늘어선 줄은 금새 엉망이 됐다. 당초 이날 경축 전야행사 입장권은 월드컵 조직위 공식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배포했으나 대부분의 시민이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해 입장권없이 행사장을 찾아 혼잡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입장권을 가진 사람들도 1시간 이상 줄을 섰다가 정작 출입구에 도착했을 때는 입장시간인 오후 7시를 넘겼다는 이유로 입장을 봉쇄당해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했다. 반면 행사장 안에서는 빈 좌석이 4천여석 가량 남아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행사진행이 미끄럽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날 행사장 주변에는 자원봉사자만 배치돼 시민 불편은 더욱 가중됐고, 종합안내소에는 안내 도우미 4명에 전화도 설치돼있지 않았다.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한 일부 시민은 방송차량과 월드컵 행사차량에 올라가 행사장을 넘겨다 보았고, 가족단위로 나온 사람들은 인근 고가다리 밑에서 돗자리를 펴놓은 채 도시락을 먹으며 멀티비전을 시청해야 했다. 미국인 스미스(35)씨는 "전야행사를 한다고 해 상암월드컵 경기장을 찾았으나 입장권이 없어 들어가지 못했다"면서 "사전에 입장권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홍보했어야 하지 않느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입장권을 갖고 있는 조영준(30)씨는 "입장권을 갖고 오후 6시께 행사장에 도착해 한참을 기다린 끝에 출입구까지 갔으나 입장하지 못했다"면서 "관계자들에게 항의했으나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연합뉴스) 장영은.이상훈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