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2연패를 향해 닻을 올린 프랑스 '르 블뢰(Les Bleus)'호의 선원들이 흩뿌리는 가랑비를 맞으며 결전의 각오를 다졌다. 31일 세네갈과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개막전을 앞두고 30일 마지막 훈련에 임한 프랑스 선수들은 대체로 여유있는 모습이었으나 표정에는 비장함이 묻어났다. 로제 르메르 감독과 선수들은 관례와는 달리 경기 장소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가지 않고 오후 5시부터 숙소와 가까운 구리시 LG챔피언스구장에서 훈련했다. 숙소인 워커힐호텔에서 상암동 경기장까지 왕복 3시간을 길에서 허비하느니 보다는 충분한 여유를 갖고 컨디션을 조절하는 편이 낫다는 실리적 판단에 따른 것. 주장 마르셀 드사이(33.첼시)는 "시간이 아깝다. 경기장은 내일 곧장 나가서 보더라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전날과 다름없이 러닝과 스트레칭, 패스.슈팅연습, 미니게임을 이어가며 몸을 풀었다. 반면 전술훈련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했다. 앞서 선수들은 숙소에서 최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을 비롯한 세네갈의 주요 경기 녹화 비디오를 함께 모여 시청하면서 전술적 특성과 각 선수의 특장점을 면밀하게 분석했다. 르메르 감독은 "세네갈 선수 중 21명이 프랑스 리그에서 뛰고 있기 때문에 월드컵 개막전이란 점만 빼면 프랑스 리그(르 샹피오네) 클럽 대항전과 같은 경기가 될것"이라고 말했으나 다시 한번 복습을 한 셈이다. 조국과의 일전에 나서게 된 수비형 미드필더 파트리크 비에라(26.아스날)는 "세네갈은 전체 참가국의 평균을 상회하는 체력을 갖춘 팀"이라며 체력에서 승부가 갈릴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 캠프의 `화두'가 돼 버린 지네딘 지단(29.레알마드리드)의 부상 공백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문제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단의 플레이메이커 자리에 `특명'을 받은 미드필더 유리 조르카에프(34.볼튼 원더러스)는 "내가 보여줄 수 있는 나 만의 플레이를 펼쳐 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겉으로 본 프랑스 선수단에는 개막전이 주는 중압감을 느끼기 어려웠다. 선수들은 긴장을 풀기 위해 호텔 편의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짬을 내 서울시내 외출을 다녀오기도 했다. 숙소에서 하루 4-5시간씩 재활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지단도 잠시 외출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메르 감독은 `경기 전날인데도 선수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던데'라는 질문을 받자 "그러더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나 역대 대회에서 '이변의 장'이 돼온 개막전의 부담을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했다. 르메르 감독은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행사의 시작으로서 개막전이 아니라 조별리그의 첫 경기라는 점"이라며 부담감을 애써 축소했다. 주장 드사이는 "이제 우승을 향한 첫 걸음을 떼는 것"이라며 "작년 컨페더레이션컵 대회에서 우리 팀을 지켜봤던 한국 팬들이 내일 우리를 열렬히 응원해 줄 걸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리=연합뉴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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