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구스타보 쿠에르텐(브라질)이 3회전에 오르며 대회 3연패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7번 시드 쿠에르텐은 28일 새벽(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인근 롤랑가로에서 열린대회 사흘째 남자 단식 2회전에서 3시간 4분에 걸친 마라톤 승부 끝에 다비드 상귀네티(이탈리아)에 3-2(6-7 6-2 4-6 6-4 6-3)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 대회에서 16연승 행진을 달린 쿠에르텐은 이로써 3회전에서 동료 페르난도멜리제니를 물리친 페르난도 곤살레스(칠레)와 8강 진출을 놓고 3회전에서 맞붙게됐다. 지난 2월 엉덩이 수술을 받은 쿠에르텐은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듯 마지막 5세트에서 게임 스코어 0-2, 포인트 스코어 0-40으로 뒤져 패색이 완연했다. 그러나 쿠에르텐은 '클레이코트의 황제'다운 승부 근성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게임스코어 3-3을 만든 뒤 내리 2게임을 더 따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톱시드 레이튼 휴이트(호주)도 안드레이 스톨리아로프(러시아)를 맞아 첫 세트를 내준 뒤 2세트에서 게임스코어 0-5로 밀려 고전했으나 막판 뚝심을 발휘, 3-1(4-6 7-6 6-0 7-5)로 뒤집기승을 거두고 3회전에 올랐다. 이날 뒤늦게 첫 게임을 치른 2번 시드 마라트 사핀(러시아)과 4번 시드 앤드리애거시(미국)도 나란히 2회전으로 향했다. 2000년 US오픈 우승자 사핀은 막판 뒷심을 발휘하면서 추격에 나선 무명 미하엘를로드라(프랑스)를 3-1(6-4 2-6 7-6 6-4)로 따돌렸고 애거시도 에릭 프로동(프랑스)을 3-0(6-3 6-3 6-1)으로 가볍게 제쳤다. 여자 단식에서는 '테니스 요정' 안나 쿠르니코바(러시아)와 윌리엄스 자매의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지난해 겨울 발수술을 받은 쿠르니코바는 1회전에서 무려 43개의 실수를 남발하고 서브에이스를 단 한 개도 뽑아내지 못하는 등 시종 무기력한 플레이로 와일드카드로 올라온 무명 크리스티나 휠러(호주)에게 0-2(4-6 3-6)로 어이없이 패했다. 쿠르니코바는 최근 10경기에서 단 3차례만 승리하는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반면 비너스 윌리엄스(미국)는 단 1게임만 내주는 완벽한 플레이로 웨인 프라쿠샤(인도네시아)를 2-0(6-0 6-1)으로 물리치고 3회전으로 향했고 동생 3번시드 세레나도 1회전에서 마르티나 수하(슬로바키아)를 1시간만에 2-0(6-3 6-0)으로 완파했다. 지난 대회 우승으로 재기에 성공한 세계랭킹 1위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는 악천후로 중단됐다가 재개된 1회전에서 동료 마리사 어빈을 2-0(6-3 6-4)로 완파하고대회 2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파리 AFP=연합뉴스) anfou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