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대표팀의 `꾀돌이' 이영표가 공격의 물꼬를 트는 중책을 맡는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6월 4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폴란드와의 1차전에서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장신 수비수들을 휘저을 경우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보고 남은 기간 연습의 중점을 여기에 두고 있다. 특히 하이토, 바우도흐 등 장신 수비수들이 버틴 중앙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기보다는 측면으로 볼을 뺀 뒤 재투입하는 작전으로 상대 수비진영을 휘젓는다는 구상이다. 히딩크 감독은 경주훈련 첫 날인 29일부터 이같은 구상을 집중 테스트하며 완성도를 높여 갔으며 이 전술의 핵심에 이영표를 세웠다. 즉 공격 2선에서 중앙 혹은 사이드로 전진패스를 해 포백수비를 한 번에 무너뜨리면서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만드는 역할을 이영표에게 맡긴 것. 수비로부터 넘어 온 볼을 결정적인 득점기회로 만드는 일은 플레이메이커의 몫. 그러나 최근 열린 평가전에서 플레이메이커 없는 3-4-3 포메이션으로 톡톡히 재미를 본 히딩크 감독은 폴란드, 미국전에도 같은 작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로 인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동시에 해 줄 선수가 필요한 데 이영표를 최고적임자로 찍었다. 이영표는 29일 실시한 훈련에서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패스의 타이밍 및 패스 방향, 패스 방법 등을 일일이 지도 받으면서 플레이메이킹 수업을 했다. 중앙의 스트라이커에게 볼을 1차 침투시켰다가 돌려받은 뒤 측면으로 빼 빠른공격수를 활용하는 작전, 그리고 측면 공격수에게서 받은 볼을 원터치 패스로 되돌려주며 측면 수비수를 가볍게 뚫는 전술 등을 번갈아 가며 연습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영표의 재치있는 플레이에 우선 만족감을 나타내며 남은 기간더 세밀하게 가다듬어 폴란드전에는 `완성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경주=연합뉴스)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