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8강 이상, 그러나 16강 진출이 급선무.'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프랑스, 이탈리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등 강호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8일을 전후해 최종 전술훈련에 돌입한 이들 팀은 당초 '죽음의 조'에 속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를 제외하면 16강 진출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준준결승 무렵에 맞춰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핵심 선수들이 다치거나 같은 조에 속한 팀들의 전력이 만만찮은 것으로 분석되면서 자칫하면 조별 리그에서도 탈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게 된 것. 이에 따라 우승후보들 사이에서는 우선 과제를 16강 진출로 전격 수정하고 팀전력을 극대화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전문가와 도박사들 사이에서 우승 '0순위'로 낙점됐던 프랑스와 아르헨티나는 각자 처한 사정은 달라도 마음이 급해지기는 마찬가지. 세네갈, 우루과이, 덴마크와 함께 A조에 속한 프랑스는 `98월드컵 우승 주역이자 팀의 '구심점'인 지네딘 지단이 부상으로 자칫하면 조별 예선 3경기를 모두 결장할 수도 있어 비상이 걸렸다. 아르헨티나는 별 문제 없이 순조롭게 훈련을 소화하고 있으나 알려진 대로 F조의 잉글랜드, 나이지리아, 스웨덴이 모두 쉽게 물리치기 힘든 강팀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마찬가지로 조 편성의 외적인 불리함을 안은 잉글랜드는 데이비드 베컴 등 주력선수들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66월드컵 우승의 영광 재현은 고사하고 16강 탈락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에콰도르, 멕시코, 크로아티아와 G조에 속한 이탈리아는 비교적 앞길이 순탄하지만 '삼각 편대'의 한 축인 필리포 인차기가 왼쪽 무릎을 다쳐 에콰도르와의 첫 경기를 결장하게 되면서 긴장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예전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는 브라질은 터키와의 첫 경기에 16강 진출의 사활을 걸고 있으며, 중국과 코스타리카에 대해서도 결코 과소 평가하지 않는 등 신중을 기하고 있다. 한편 D조의 강호 포르투갈도 핵심 선수인 루이스 피구와 파울루 소사의 컨디션이 나아지고 있지만 최상은 아닌데다 견제 대상이었던 폴란드뿐 아니라 '개최국 이점'을 등에 업은 한국의 전력이 급상승한 것에 대해 내심 두려움을 나타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