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개막전은 강팀이든 약팀이든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이 때문에 역대 개막전은 파란과 이변의 연속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브라질이 70년 멕시코대회때 통산 3회 우승으로 줄리메컵을 영구보관하게 되자 74년 서독대회때부터 개막전에 개최국 대신 전 대회 우승팀을 출전시키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로 그 때부터 전 대회 우승팀들이 개막전마다 수난을 겪는 징크스가 시작됐다. 브라질은 당시 개막전에서 유고슬라비아와 득점없이 비겼다. 전 우승팀의 개막전 부진은 90년 이탈리아 대회때까지 5회 연속 계속됐다. 이기간 전 대회 우승팀들의 개막전 전적은 3무2패. 더구나 2패는 모두 아르헨티나가 당한 것이었다. 아르헨티나는 82년 스페인대회 개막전에서 벨기에에 0-1로 불의의 일격을 당한데 이어 90년에는 카메룬 선수 2명이 퇴장당하는 절대 우세속에서도 다시 0-1로 패해 세계 축구팬들을 경악케 했다. 38세의 노장 로저 밀러가 이끈 카메룬은 디에고 마라도나의 아르헨티나를 꺾은데 이어 8강까지 진출, 이 대회에서 `카메룬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82년 대회 패배로 개막전 무득점 징크스를 깨는데는 일조했다. 66년 잉글랜드-우루과이전 이후 78년 아르헨티나대회때까지 4회 연속으로 개막전 0-0의 무승부가 이어졌었기 때문이다. 전 대회 우승팀의 개막전 부진 징크스는 94년 미국대회에서 독일이 볼리비아를 1-0으로 제압함으로써 깨졌고 98년 프랑스대회 개막전에서도 브라질이 스코틀랜드를 2-1로 제압했다. 그러나 이 두 경기에서도 독일과 브라질이 예상외로 부진을 면치 못했으며 간신히 승리를 거둬 개막전이 주는 압박감을 실감케하고 있다. 월드컵 대회 초창기에는 주로 개최국이 개막전에 출전했다. 그러나 1930년 제1회 우루과이대회때는 개막전이 프랑스혁명 기념일 하루전인 7월13일 열리는 점을 감안, 우루과이과 프랑스에 개막전 출전을 양보했다. 프랑스는 멕시코와의 이 경기에서 전반 19분 월드컵 1호골을 터뜨린 신예 뤼시엥 로랑의 맹활약으로 3-0으로 완승했다. 2회 이탈리아대회에서는 개최국 이탈리아가 미국을 7-1로 대파했다. 재미있는 것은 미국으로서는 대(對)이탈리아전이 개막전임에도 불구하고 로마의 토리노 경기장에서 가진 두번째 경기였다는 것. 왜냐하면 미국과 멕시코가 북중미 지역예선 최종 경기를 이탈리아에서 갖기로 합의했기 때문이었다. 미국에 져 결국 예선탈락한 멕시코는 경기후 축구보다는 관광에 몰두했다. 한편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는 전 대회 우승팀에게 본선 자동 진출권이 보장되는 마지막 대회. FIFA 규정 변경이 적용되는 오는 2006년 독일대회부터는 전년도 우승팀이 본선에 진출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어 개막전의 전통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상 프랑스의 압도적 우세가 점쳐지는 프랑스와 세네갈의 이번 대회 개막전도 프랑스의 플레이메이커 지네딘 지단이 갑작스런 부상으로 결장하는 등 이변의 조짐이 꿈틀대고 있다. 이번 개막전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