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둔 가운데 월드컵한국조직위원회(KOWOC)의 보안체계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지난 해 9월11일 미국 테러참사 이후 KOWOC은 이번 월드컵을 `안전'에 최우선을두고 안전대책통제본부의 협조 아래 엄격한 보안 검색 방침을 정하고 대회를 준비해왔다. 하지만 보안의 첫번째 관문인 AD카드 발급에서 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 1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미국인이 카드발급을 신청도 하지 않은채 등록센터를 방문,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AD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다 20일 미국으로다시 들어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소동이 벌어진 것. 이 사건은 등록센터 직원이 여권번호와 등록 신청 여부도 확인하지 않고 단순히이름이 같다는 것만 보고 AD카드를 내준 것으로 밝혀져 범죄 의도를 가진 사람이 위조된 신분증으로 AD카드를 발급받을 경우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허점을 드러냈다. 이 사건이 등록과정의 '사소한' 문제였다면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의 개막식 리허설에서 일어난 일은 KOWOC과 안전대책통제본부 협조체계의 '구조적인' 문제점을드러냈다. KOWOC은 개막식 행사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해 개막식 협찬사와 KOWOC 관계자들에게만 초청장을 보내고 취재진의 출입통제와 카메라 소지를 제한하도록 통제본부에요청했다. 그러나 일부 외신기자들은 개막식 리허설에 참석해 자유롭게 사진을 찍어 전 세계에 보냈고 KOWOC의 개막식 비공개 원칙을 존중한 국내 취재진들은 손을 놓은채 낙종하고 말았다. 안전대책통제본부 관계자는 "KOWOC으로부터 협조사항을 전달받았으나 협찬사 직원 등이 홍보를 위해 카메라를 갖고 들어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고 말해 두 기관의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여기다 지난 26일 한국과 프랑스축구대표팀의 평가전에서는 대한축구협회가 마케팅 대행사에 발급한 출입증 일부가 암표로 거래돼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같이 보안체계의 허점이 드러났음에도 KOWOC을 비롯한 유관기관은 근본적인대책을 세우기 보다는 서로 책임을 미루기에 급급하고 있다. 안전대책통제본부는 한국-프랑스전 출입증 유출 사건과 관련, "이 경기에 월드컵대회의 점검기회로 보고 참여했으나 입장권 및 출입증 발급은 축구협회의 소관이어서 안전활동범위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입장만 내놓았다. KOWOC의 한 관계자는 "AD카드 오인발급 문제만 하더라도 KOWOC내 고위층에서만대책이 오갔고 전체적인 대책회의는 없었다"며 "등록 관련 부서로 지침이 내려갔지만 이를 언론에는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이 KOWOC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여태까지 월드컵을 준비해왔던 KOWOC은 대회가 개막되면 대부분의 업무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 넘어가고 대회가 끝나면 해체될 기구여서 벌써부터 `레임덕'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특별취재단=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