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동꾼 훌리건, 꼼짝마라." 세계 축구계의 `암적 존재' 훌리건도 이번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국내 경기에서는 `붉은 악마' 앞에서 기를 펴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개최국 한국의 대표 응원단인 `붉은 악마' 응원 열기는 어느 축구 선진국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지만 조직적이고 평화적이어서 난동으로 발전되는 훌리건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홈팀 한국 이외에 한국에서 조별리그를 치르는 15개국 출전팀을 전담 응원하는 총 5만명의 자원봉사 응원단까지 구성돼 우선 숫적으로 훌리건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하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한국조직위원회(KOWOC)는 사실 이번 대회에서의 훌리건문제에 대해 오랜 기간 걱정해 왔던 게 사실. 공동 개최국인 한국과 일본은 훌리건 진압을 위한 특수부대를 조직, 훈련하는 한편 영국의 훌리건 전담 기구와 상시 협의체를 구성해 철저하게 대비해 왔다. 이같은 노력에 `붉은 악마'가 훌리건 방어막 역할을 해 줌으로써 극심한 걱정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는 `훌리건의 난동으로부터 자유로운(hooligan-free)' 대회가되리라는 조심스런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낙관론에는 FIFA와 양국 조직위원회간 조정역할을 맡고 있는 피터 벨라판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총장 겸 한일조직위 조정관도 힘을 실어줬다. 벨라판은 "경기장 분위기는 경쟁적이지 않은 소음과 색깔로 매우 특별할 것"이라며 "그라운드의 양팀을 모두 응원하는 이같은 응원단은 난동 경향이 있는 훌리건들의 의욕을 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벨라판 조정관은 지난 21일 열린 한국-잉글랜드 평가전에서의 관중석 분위기를 예로 들며 훌리건에 대한 걱정을 `기우'로 제껴두었다. 벨라판 조정관은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한국 응원단은 홈팀이 이기기를 바라면서도 (잉글랜드 유니폼인) 흰색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를 응원했다"며 "잉글랜드축구협회 애덤 크로지어 회장도 경탄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