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언론들은 2002년 월드컵 개막 사흘을 앞둔 28일 서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임시총회가 제프 블래터 회장의 파행적인 진행으로 야유속에 막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특히 취리히의 유력 독어일간지인 NZZ는 서울발 기사에서 블래터 회장이 내부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윌 부회장(스코틀랜드)의 재정보고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발언권을 주지 않은 것은 "매우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하면서 블래터 회장의 재선운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지적했다. 월드컵 취재를 위해 서울에 특파된 NZZ의 펠릭스 라이트하르 기자는 스위스국제방송과 전화인터뷰에서 "서울총회 개막전까지는 블래터 회장의 재선에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느낌을 가졌지만 이제는 (재선여부에)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말했다. NZZ는 블래터 회장이 자신에 대한 비판적인 발언을 차단하기 위해 15개 개별 회원국 대표들에게만 발언기회를 부여함으로써 회의 분위기가 매우 험악했다고 전하면서 "오늘 총회는 FIFA에 또다른 악운의 날이 됐다"고 꼬집었다. 블래터 회장과 같은 스위스 출신으로 `반(反) 블래터 진영'에 가담한 미셸 젠-루피넨 FIFA 사무총장은 "블래터가 독단적인 판단으로 가맹 회원국 대표들의 질문만을 받아들였다"며 "수치스러운 회의였다"고 평가했다고 스위스국제방송은 전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오재석 특파원 oj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