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스포가 우승 선봉에 선다.'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의 강력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가 마침내 선발 라인업의 위용을 드러냈다. 마르셀로 비엘사 아르헨티나 감독은 나이지리아와의 본선 F조 1차전을 닷새 앞둔 28일 후쿠시마현 나라하에서 J1 리그 팀들과 가진 잇단 연습경기에서 최전방 원톱에 에르난 크레스포를 세운 선발 라인업을 시험 가동했다. 전, 후반 30분씩으로 진행된 이날 베갈타 센다이와의 첫 경기에는 노장 가브리엘바티스투타를 원톱으로 한 2진이 투입됐고 이어 열린 FC 도쿄전에는 미드필드의 핵후안 세바스티안 베론 등 주전급이 나서 조직력을 다졌다. 이로써 크레스포는 선배 바티스투타와의 원톱 경쟁에 사실상 마침표를 찍게 됐다. 크레스포의 뒤를 받치는 미드필드에서는 `프리킥의 마술사' 베론이 플레이메이커로서 공격을 조율한 가운데 좌,우 날개에 킬리 곤살레스와 아리엘 오르테가가 각각 낙점을 받아 출전했다. 또 후안 파블로 소린과 하비에르 사네티는 수비형 미드필더 디에고 시메오네의 좌, 우에서 수비에 치중하다가 역습시 과감한 측면 돌파에 이은 정확한 크로스로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는 등 허리에서 유기적으로 움직였다. 수비에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로베르토 아얄라, 왈테르 사무엘이 스리백을 형성했고 골문은 파블로 카바예로가 지켰다. 결국 경쟁에서 밀린 바티스투타는 앞서 열린 센다이전에서 전반 18분 페널티지역 코너에서 크로스바를 넘어가는 왼발 발리슛을 날린 것 외에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후반에는 상대 수비수와 잇따라 말싸움을 벌여 후배에게 주전자리를 빼앗긴 데 따른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크레스포는 비록 득점 기회를 잇따라 무산시켰지만 수비수서너명을 제치는 날렵한 드리블과 예리한 중거리슛 등 활발한 몸놀림을 과시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바티스투타가 이끈 2진은 종료 3분을 남기고 야마시타 요시테루에게 골을 내줘 0-1로 패했으나 크레스포가 중심이 된 선발팀은 우세 속에 FC 도쿄와 0-0으로 비겼다. 공격진 중에는 속공에 뛰어난 클라우디오 로페스가 감기로, 노장 클라우디오 카니자는 무릎 부상 후유증으로 결장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