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을 사흘 앞두고 일부 개최도시의 숙박업소들 사이에 바가지상혼이 고개를 들고 있다. 브라질과 스페인, 터키 등 축구 강호 3개국이 전지훈련중인 울산의 훈련장 주변숙박업소는 최근 각국 보도진들이 몰려들면서 '방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숙박료를 정상가의 2배인 7만원까지 요구하고 있다. 이들 업소는 브라질 등 해외 취재진에 대해서는 1박당 객실료를 10만원 이하로 받지 않기로 담합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3개 팀의 훈련모습을 취재나온 국내외 취재진들은 비싼 방값에 분통을 터트리면서도 연습구장과 숙소의 이동거리가 가까운 탓에 울며 겨자먹기로 방을 빌리고 있다. 더욱이 일부 업소는 낮시간대에 짐을 빼주지 않으면 방을 내줄 수 없다는 옵션을 강요하는 등 횡포도 서슴지 않고 있다. 서귀포에서는 브라질-중국(6/9), 슬로베니아-파라과이(6/13)전이 열리는 날을 전후해 시내 모텔과 여관, 호텔 등 객실이 대부분 동이 나자 예약을 받으면서 정상가(3만5천원)에서 5천원, 1만원의 웃돈을 요구중이다. 최근 강호와의 평가전에서 선전하며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 한국대표팀의 훈련캠프가 설치된 경주도 취재진과 팬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며칠사이에 모텔 방값이 5만-5만5천원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경주의 여관급 숙박업소는 대부분 방 안에 시외전화가 연결되지 않는데다 팩시밀리마저 사용을 금지해 줄 것을 강요해 취재진들로부터 `너무한 것 아니냐'는 원성을 사고 있다. 울산에 머물고 있는 브라질의 한 기자는 "인터넷에서 분명히 방값을 6-7만원으로 봤는데 막상 와보니 10만원을 내지 않으면 투숙이 안된다고 해 어쩔 수 없이 웃돈을 주고 방을 빌렸다"고 말했다. (울산=연합뉴스) yks@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