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블뢰(Le Bleus)'와 '아주리 군단', '전차 군단', '카르타고 독수리'... 언뜻 군사작전 암호처럼 보이기도 하는 이 이름들은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 출전하는 팀의 별칭으로 축구계에서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묵시적으로 공인된 닉네임이다. '98프랑스월드컵 및 2000년 유럽선수권을 쟁패하며 세계 최강으로 군림한 프랑스 대표팀의 별칭 `레 블뢰'는 전통의 유니폼 상의 파란색(Bleus는 영어의 Blue)을 일컫는 말이다. 유니폼 상의 색깔만으로 상징화되는 사례는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아주리 역시 파란색을 의미하는 이탈리아어로 이탈리아 대표팀의 파란색 유니폼상의 색깔에서 팀의 닉네임이 유래됐는데 프랑스 유니폼 색깔과는 채도와 명도에서 차이가 난다. 유럽 지역예선에서 아쉽게 탈락,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는 못하지만 네덜란드 대표팀 역시 유니폼 상의 색깔인 오렌지색에서 '오렌지 군단'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게르만족 특유의 강인한 인상과 기선을 잡았을 때 질풍노도처럼 밀어붙이는 경기 스타일을 빗댄 독일 대표팀의 별칭은 '전차 군단'이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기갑부대를 이끌며 연합군을 벌벌 떨게 했던 롬멜 장군을 연상케 하는, 섬뜩한 애칭(?)이다. 아프리카팀들은 주로 공격성이 강한 맹수에 빗댄 별칭을 갖는다. 4회 연속 본선 출전에 '90이탈리아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고 올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 명실상부한 아프리카 최강자인 카메룬 대표팀의 별칭은 '불굴의 사자'. 처녀 출전하는 세네갈 대표팀은 `테랑가의 사자'라는 닉네임답게 이번 대회에서 '사자후'를 토해낼 각오다. 나이지리아 대표팀은 '슈퍼 이글스', 튀니지 대표팀은 '카르타고 독수리'로 불린다. 월드컵 본선에서의 사상 첫 승 및 결승토너먼트 진출을 노리는 한국 대표팀의 별칭은 관례상 감독의 이름을 따는데 이번 대회 출전팀은 이에 따라 '히딩크 사단' 또는 '태극전사'로 불린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