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아트사커' 군단이 한국의 빠른 돌파와 압박 수비에 진땀을 뺐다. 올들어 처음으로 베스트멤버를 풀가동한 프랑스는 한국의 빠른 측면돌파와 미드들필드에서의 강한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하며 끌려다녔으나 후반 중반이후 터진 연속골에 힘입어 가까스로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켰다. 세계 최고의 철벽수비를 자랑하는 프랑스 포백라인은 최태욱, 설기현의 빠른 측면 돌파에 번번이 허점을 보였고 지네딘 지단과 티에리 앙리, 다비드 트레제게의 공격 삼각편대도 한국의 압박수비에 자주 차단 당했다. 프랑스는 전반 16분 트레제게의 그림같은 오른 발 시저스킥과 후반 교체 투입된 크리스토프 뒤가리의 헤딩골, 후반 종료직전 수비수 프랑크 르뵈프의 골로 진땀승을 따냈으나 여유있는 승리감을 맛보며 개막전에 출정하려던 로제 르메르 감독의 희망은 한풀 꺾였다. 프랑스는 플레이메이커 지단을 중앙에 놓고 앙리와 조르카에프를 좌우 양날개로, 트레제게를 최전방 원톱에 세웠으며 중원은 수비형 미드필더인 에마뉘엘 프티와 파트리크 비에라에게 맡겼다. 수비에는 세계 최고의 왼쪽 윙백으로 꼽히는 빅상테 리자라쥐를 비롯 마르셀 드사이, 르뵈프, 릴리앙 튀랑을 `일자'로 세웠다. 수비라인은 전반 중반부터 최태욱, 설기현의 스피디한 돌파에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노출됐다. 중앙수비수 드사이와 르뵈프는 제공권을 무기로 측면 센터링을 비교적 잘 차단했으나 좌우측 사이드라인은 자주 빈 공간을 내줘 역습을 허용했다. 특히 전반 26분 김남일의 센터링을 받은 박지성이 중앙수비진을 빠른 침투로 교란할 때는 우왕좌왕한 모습을 연출, 결국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또 전반 역전골이 터진 세트플레이 상황에서도 상대공격수를 밀착 마크하는데 실패했다. 그러나 수비형 미드필더인 비에라와 프티의 신속한 수비가담을 통해 순간적으로 6백(back)을 형성하는 이동수비 전술과 반칙을 피하면서도 효율적으로 볼을 따내는 유연한 태클은 강인한 인상을 심어줬다. 공격전술은 부상에서 회복한 앙리가 위협적인 측면돌파를 선보인데 만족해야 했다. 후반에 터진 연속골은 전술적인 완성도보다는 한국 수비진의 대인마크에서 허점이 노출된 데 따른 결과였다. 뒤늦게 캠프에 합류한 지단은 전반 37분만 뛰면서 간간이 특유의 현란한 드리블을 뽐냈으나 김남일의 찰거머리 수비에 막혀 세계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다운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단 후반 한국팀의 계속된 압박 속에서도 미드필드에서의 주도권을 서서히 회복한 뒤 교체멤버를 중심으로 파상공세를 펴 차례로 동점골과 역전골을 성공시킨 저력은 챔피언의 위력을 입증하는 장면이었다. (수원=연합뉴스)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