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대표팀 선수들은 월드컵대회 개막 5일을 앞두고 비디오를 보면서 상대방 전력 탐색전에 나서는가 하면 국내 프로팀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몸을 푸는 등 각자 월드컵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또 여가를 활용해 쇼핑을 하는 등 타향에서의 고독을 달래는 선수들도 눈에 띄었다. ○…미국 대표팀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바짝 긴장하기는커녕 '동방에서의 휴가'를 즐기는 듯한 여유있는 태도로 눈길을 끌었다. 입국한 지 만 이틀이 지났지만 훈련시간을 합쳐봐야 3시간 정도. 훈련 때도 선수들은 동료와 잡담을 하면서 줄도 따로 없이 조깅을 하거나 코치가 지시를 내려도 딴전을 피우는 등 '널널한' 분위기를 풍겼다. 미국팀 언론 담당관인 마이클 캐머맨씨는 "현지 적응을 위해 앞으로도 며칠간은 오전에 간단한 훈련만 있고 오후에는 자유시간을 줄 것"이라며 "다소 느슨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이것이 미국팀의 훈련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대표팀은 긴박한 월드컵 본선 일정 틈틈이 긴장을 풀기 위해 숙소인 쉐라톤워커힐호텔 별관에 '홈시어터'를 차렸다. 이곳에는 선수단이 프랑스에서 가져온 명화와 액션물 등 4백여장의 DVD와 2백여권의 책,잡지로 가득차 있다. 호텔측은 대형 TV와 DVD플레이어 등 시어터 룸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카지노장과 골프연습장,피트니스센터를 개방해 놓고 있다고. ○…폴란드 대표팀 선수로 나란히 출전한 쌍둥이 미하우와 마르친 제브와코프(26) 형제의 '그림자 인생'이 화제다. 이들 쌍둥이는 폴란드 기자들조차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키(1백82㎝)와 몸무게(75㎏) 등 체격조건이 비슷할 뿐만 아니라 축구 입문부터 프로팀 입단,결혼시기,현재 소속팀까지 똑같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다소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수비수인 형 미하우는 한국전에서 선발 투입이 유력시한 반면 공격수인 동생 마르친은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다분하기 때문. ○…프랑스의 세계적 미드필더 지네딘 지단(29·레알 마드리드)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공격적인 플레이가 득세할 것이며 열정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을 가진 팀이 피파(FIFA·국제축구연맹)컵을 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단은 지난 25일 한국행에 앞서 일본 가고시마현 이부스키 캠프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번 월드컵이 열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스페인리그(프리메라리가)와 같은 경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다른 팀이 골을 넣지 못하게 하는 것이 최상의 목표인 이탈리아리그(세리에A) 같아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고 BBC스포츠가 보도했다. 지단은 프랑스의 우승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우승후보 중 하나임은 틀림없지만 유일한 우승후보는 아니다"며 "월드컵은 어떤 일이라도 일어날 수 있는 토너먼트 경기"라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