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만에 4강 진입에 도전하는 스페인 축구대표팀이 조직력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세계 최고의 프로리그인 프리메라리가를 운영하는 스페인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은 프랑스와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우승후보들에 버금가지만 전체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조직력이 허술해 전력 극대화에 장애를 받고 있다. 간판 골잡이인 라울 곤살레스가 한국 도착 직전 체력전담 트레이너와 마찰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진 스페인은 26일 가진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의 기자회견에서도 팀 불화설이 가장 큰 화제로 떠올랐다. 카마초 감독은 스페인 기자들이 거듭 `불화설' 공세를 펼치자 "월드컵이란 목표를 위해 모였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히면서도 "단체 생활을 하다 보니서로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시인했다. 다혈질로 유명한 스페인 축구대표팀이 불화설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50년 브라질대회이후 단 한번도 4강에 오르지 못했던 스페인은 월드컵 때마다 내분설이 터져나와 자멸했었다. 스페인은 조직력을 강조하는 유럽스타일보다는 남미식 기술축구를 구사하지만 11명이 함께 뛰는 단체경기에서 개인 기량만으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는 없다. 개성 강한 선수들을 이끌고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쥔 카마초는 독특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은 물론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지만 불끈 불끈 솟아오르는 선수들의 다혈질은 언제 터질 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비쳐지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