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의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타자로 변신한 에이스 투수 출신의 이대진(28.기아)이 타자로서 새로운 성공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무리한 투구로 혹사한 오른쪽 어깨 부상의 악몽을 떨쳐내지 못하고 지난 16일타자로 전향하겠다고 전격 선언했던 이대진이 2군에서의 열흘 동안 타자수업과 연습경기에서 뛰어난 타격 능력을 인정받아 26일 마침내 1군에 합류했다. 이대진의 포지션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수비 부담이 적은 외야수나 지명타자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코칭스태프의 설명이다. 이대진의 1군 발탁은 그의 뛰어난 배팅실력과 장타력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2군에 내려간 직후부터 박철우 타격코치의 지도 아래 하루 500개가 넘는 스윙과배팅을 하는 강도높을 훈련으로 타자로서 걸음마부터 다시 시작했던 이대진은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적응했다. 이대진은 지난 24일 롯데와의 2군 경기에서 1개의 홈런 등 4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25일 같은 팀과의 더블헤더 1, 2차전에서도 각각 한방씩의 홈런을 쏘아올리며8타수 4안타 2타점의 장타력을 겸비한 고감도 타격감을 과시했다. 박철우 코치는 "대진이는 강한 손목의 힘에서 뿜어져 나오는 방망이의 임팩트집중력이 뛰어나고 주루능력도 다른 선수에게 뒤지지 않는다"며 타자로서의 자질을인정했다. 실제로 투수 겸 타자로 활약하던 광주 진흥고 시절 상대팀 투수들이 거를 정도로 `경계대상 1호'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93년 고교 졸업 후 해태에 입단 할때도 당시 김봉연 타격코치(현 극동대 교수)와 유남호 투수코치(현 삼성 코치)가 이대진에게 투수와 타자 중 어떤 역할을 맡길것이냐를 놓고 격론을 벌였고 이 논란은 김응용 감독의 중재끝에 약한 마운드를 보강하는 투수로 결론났다. 이대진은 95년 선동열(KBO 홍보위원)이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즈로 진출한뒤 에이스 자리를 꿰차 96년과 97년 16승 이상씩을 거두며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고 98년 5월14일 현대전에서는 10타자 연속 탈삼진과 정규이닝 16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화려했던 투수 생활을 접고 타자로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이대진이 타자로서도 또 한번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