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백은 이상, 스리백은 현실.'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이 24일 파주NFC에서 오전훈련을 마친 뒤 대표팀의 수비전술과 관련해 자신의 속내를 털어놨다. 이날 26일 프랑스전을 대비해 포백 수비라인을 구성한 가운데 전술훈련을 실시한 히딩크 감독은 "프랑스가 예상대로 원톱에 양 날개공격수로 나오면 포백을, 투톱으로 나오면 스리백을 가동하겠다"며 늘상 하던 식으로 대답했다. 하지만 히딩크 감독은 이어서 "포백에 바탕한 지역수비는 선진축구의 추세"라며"아직 한국이 이를 소화할 수 없는 까닭에 현재 스리백을 주로 쓰고 있지만 언젠가는 포백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히딩크 감독은 "강팀은 상대가 투톱으로 공격해 올 경우 중앙수비수 2명을 세운포백으로도 충분히 마크할 수 있지만 한국은 아직 3명의 센터백을 기용할 수 밖에없는게 현실"이라며 "한국도 곧 체격과 스피드를 갖춘 유능한 수비수를 확보해 상대공격을 포백으로 막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히딩크 감독이 지난해 1월부터 대표팀에 적용한 수비 전술을 분석해 보면 그의야심과 한국축구의 현실이 타협해온 과정을 살펴볼 수 있어 재미있다. 히딩크 감독 부임 이전의 한국축구는 대체로 대인마크를 기조로 한 스리백에 홍명보를 수비라인 뒤쪽에 포진시키는 리베로 시스템을 사용했다. 히딩크 감독은 수비와 미드필드간의 간격이 넓어질 수 밖에 없는 이 방식으로는도저히 선진축구로 나아 갈 수 없다면서 대뜸(?) 지역방어에 기반한 `一'자 포백 시스템을 시도했다. 하지만 `새 옷'인 포백에 적응하기 힘들어 했던 한국 수비수들은 위치선정과 커버플레이에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냈고 `스리백으로 나선 경기가 포백을 사용한 경기보다 훨씬 내용이 좋았다'는 분석이 언론을 통해 정설로 굳어지게 됐다. 결국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8월 유럽원정을 마친 뒤 `절충안'인 일자 스리백을주전형으로 굳히게 됐고 결과적으로 송종국, 유상철, 홍명보 등 수비의 리더로 3명이 거쳐가는 동안 대표팀은 한결 나아진 수비조직력을 갖게 됐던 것. 히딩크 감독은 "지난 잉글랜드전때 우리가 포백을 가동한 것은 큰 틀에서의 전술변화라기 보다는 상대 공격전형에 따른 수비수 숫자의 변화로 봐야한다"면서 "하지만 대표팀의 포백에 대한 적응도가 지난해보다 많이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파주=연합뉴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