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수가 살아나고 있다. 월드컵 개막일이 임박하면서 각국 대표단과 VIP들이 속속 입국하는 등 월드컵 분위기가 고조돼 관련 상품의 매출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국 대표팀이 스코틀랜드·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빼어난 플레이를 보이면서 대표선수 캐릭터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월드컵 특수를 가장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곳은 가전제품 매장. 롯데백화점 수도권 9개 점포에서는 이달 들어 22일까지 15억원어치의 PDP TV가 팔려 지난 3월(7억5천만원) 한 달 실적보다 2배 늘었다. 현대백화점 본점의 PDP TV 매출액도 최근 2주간 4억2천여만원을 기록,지난달 같은 기간의 2억6천여만원보다 60% 가량 늘어났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월드컵 특수로 TV가 매출을 주도하면서 계절성 가전제품인 에어컨 등이 오히려 시들해지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TV홈쇼핑에서도 40∼60인치짜리 대형 프로젝션 TV와 고급 차량용 TV가 특수를 누리고 있다. LG홈쇼핑의 경우 올해 초 하루 평균 1백여대씩 팔리던 40인치 이상 대형 프로젝션 TV가 이달 초부터는 1백50대로 50% 가량 늘었다. 특히 스코틀랜드를 대파한 직후인 19일에는 하루 2백여대가 팔려 나갔다. 월드컵 훈풍은 편의점과 인터넷에도 불고 있다. 스코틀랜드를 대파한 데 이어 우승후보인 잉글랜드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 이후 축구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선수 캐릭터 상품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히딩크 감독과 홍명보 이천수 등 대표선수를 빼닮은 미니어처 등 캐릭터 상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이고 붉은악마의 '비더레즈(Be the Reds)' 티셔츠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편의점 훼미리마트의 경우 1천여개 매장에 내놓은 월드컵 관련 50개 아이템 중 대표선수 미니어처가 하루 평균 4천개씩 팔려 나가고 있다. 붉은악마 티셔츠(아동용 7천7백원,성인용 9천7백원)는 최근 들어 할인점에서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이 됐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주에는 10여개 점포에서 하루 평균 1천장 정도 나갔지만 이번주 들어 1천5백장 이상씩 나가 지난 22일부터는 전 점포로 판매처를 확대했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 인터파크에서는 유니폼과 피버노바 축구공 판매량이 부쩍 늘었다. 평가전이 치러진 16일부터 23일까지 한국 국가대표팀 유니폼이 3백60벌,피버노바가 98개씩 팔려 이전보다 각각 1백68%,22%나 증가했다. 그동안 판매가 부진했던 월드컵 공식 기념상품관에도 매기가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서울역 코엑스 등 수도권 내 1백여개의 공식 상품판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GNB월드의 김진규 영업 본부장은 "2주 전부터 마스코트 티셔츠 열쇠고리 모자 등 4대 인기품목의 매출이 하루 평균 1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이관우·류시훈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