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기간 일본 지역에 머물 취재진들의 작업장이자 경기 중계 등을 담당할 요코하마 국제미디어센터(IMC)가 24일 오전 오색 색종이를 휘날리며 개관했지만 일본의 월드컵 분위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얼마전 국내 스포츠 신문들의 1면 톱 기사가 월드컵축구 내용이 아닌 것을 보고"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이 와서 본다면 깜짝 놀랄 정도로 냉랭하다. 야구와 스모에 열광하는 일본 국민은 이번 월드컵을 국가 차원이 아닌 경기가 열리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행사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는 일본의 관문중 하나인 도쿄 나리타 국제공항에서부터 감지할 수 있다. 월드컵 관계자들을 위한 별도의 입국 심사대가 설치돼 있지만 사실상 운용하지 않아 AD카드를 발부받은 월드컵 취재진들도 일반 입국객들과 함께 심사를 받고 있고 월드컵 홍보 광고도 눈에 띄지 않는다. IMC가 설치, 운영되고 이번 대회 결승전이 열리는 요코하마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월드컵과 관련해 입국한 취재진들이 묵는 호텔에는 IMC와 경기장 교통편을 안내하는 홍보물이 비치돼 있지 않고 직원들 조차 IMC와 경기장의 위치를 잘 알지 못한다. 택시 운전기사나 시민들도 IMC의 위치를 알지 못해 IMC 근처에 있는 내셔널 컨벤션홀이나 컨퍼런스센터 등을 얘기해야 길 안내를 받을 수 있다. IMC 인근의 가게들도 다국적 패스트푸드점인 맥도널드만 월드컵을 주제로 한 실내장식을 했을 뿐 나머지 가게에서는 월드컵 분위기를 느낄 수 없다. 닛칸스포츠 등 스포츠 신문들의 월드컵 보도 비중은 높은 편이지만 아사히, 요미우리 등 종합지들은 4∼8개면을 월드컵 기사로 채우는 한국보다 훨씬 적은 1개면 정도만 월드컵에 할애하고 있어 현지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IMC에서 한국어 자원봉사를 하는 임지원(유학생)씨는 "축구가 야구나 스모에 밀려서 그런지 월드컵 자체에 대한 관심은 없고 경제효과에 대한 막연한 기대만 있다"고 일본 분위기를 소개했다. 하지만 일부 제과점에서는 각국 스타 플레이어를 닮은 과자를 내놓는 등 개막이 다가오면서 월드컵 분위가 살아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일본조직위원회(JAWOC)도 "다음달 1일 일본 개막전인 아일랜드-카메룬의 경기와 일본팀 경기가 시작되면 월드컵 열기가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것"으로 기대했다. (요코하마=연합뉴스)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