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프로야구 그라운드에 홈런이 넘쳐나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532경기의 30%인 158경기가 치른 24일 현재 펜스를 넘어간 홈런은 총 356개로 경기당 평균 2.25개로 2개가 넘는다.

이같은 추세라면 산술적으로 올 해 정규시즌(532경기)에서 1천199개의 홈런을 생산, 지난 해의 1천70개를 훨씬 넘어선다는 계산이 나온다.

역대 한 시즌 최다홈런을 기록했던 99년의 1천274개에는 못미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올해 처음으로 확대된 스트라이크존이 적용되면서 투수가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어 갈 수 있게 됐고 지난 해 유례없는 `타고투저'를 주도했던 호세 등 대형 용병 슬러거들이 퇴출되거나 부진한 것을 고려하면 기현상에 가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4일까지 8개 구단의 평균 팀 타율은 0.259로 지난해의 0.274에 비해 낮아진 반면 방어율은 지난 해 4.71에서 올해 4.25로 오히려 크게 향상되는 등 타고투저가 급격하게 수그러들었다.

홈런 10걸을 보더라도 지난 해는 홈런왕 이승엽(삼성.39개)과 막판까지 레이스를 펼쳤던 호세(36개)와 우즈(두산.34개), 데이비스(한화.30개) 등 무려 6명의 용병이 포함됐지만 올해는 우즈(11개)가 간신히 10걸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로 용병타자들의 퇴조현상이 두드러진다.

특히 올해 새로 가세한 `특급루키' 김진우를 비롯해 강철민(이상 기아), 조용준(현대), 윤길현, 제춘모(이상 SK) 등 대어급 신인투수와 키퍼(기아), 토레스(현대), 만자니오(LG) 등 수준급 용병투수들이 `투고타저'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홈런포 폭발은 더욱 이해하기 힘들다.

그럼 이런 홈런 홍수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야구전문가들은 홈런 기현상의 주범을 타고투저를 완화하려고 도입한 스트라이크존 확대에서 찾고 있다.

투수들의 표적공간이 공 2개 크기(15㎝) 가량 상향 조정되면서 홈런을 치기 좋은 높은 공이 부쩍 늘었고 타자들의 공격적인 배팅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것.

스트라이크존을 처음 도입했던 지난 해 메이저리그에서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가 역사적인 한시즌 최다 홈런기록(73개)을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이효봉 SBS스포츠채널 해설위원은 "높은 공에 나가는 방망이 횟수가 늘면서 장타로 연결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그러나 홈런포 폭발이 타자들이 겨우내 비축한 최고의 파워로 만들어내는 일시적 현상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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