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강력한 압박은 유럽 최강팀에도 통했다.' 축구전문가들은 2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한국대표팀이 무승부를 이끈 원동력을 향상된 체력과 전술이해도에 바탕한 강력한 압박에서 찾았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선수들이 전반 상대의 명성앞에 주눅들긴 했지만 후반들어 이를 완전히 극복할 만큼 자신감을 키웠다는 점과 수비진이 전술변화에 능숙하게적응하며 재빠른 역습을 이끌어 낸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반 실점상황에서 보듯 우리 수비진의 뒷공간을 노린 상대의 기습 침투에 적응하는 능력과 돌파에 이은 센터링의 정확성 등에서는 아직도 보완할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명 축구협회 기술위원회 부위원장= 후반들어 잉글랜드가 선수를 많이 교체했다는 면은 있지만 세계적인 상대와 맞서서 보인 우리의 압박능력은 매우 뛰어났다. 공격진과 미드필드진, 수비진과 미드필드진간의 협력을 통한 압박은 후반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으며 미드필드진의 템포조절능력, 홍명보의 커버능력 등은 모두 합격점을 줄 만 했다. 또 우리가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득점을 이끌어 내는 등 발전을 보였다는 점은 고무적이었다. 그러나 역습때 측면에서의 빠른 볼처리와 정확한 센터링이 아쉬웠고 수비에서수비수들의 뒷공간을 노린 볼투입에 잘 대응하지 못해 실점한 점은 앞으로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이상철 울산대 감독= 전반에 4대6 정도로 우리가 밀리면서도 이영표를 왼쪽사이드백으로 내려 상대 바셀을 마크하게 하는 한편 유상철, 김남일, 박지성 등 중앙 미드필더를 3명으로 보강해 상대의 발빠른 공격수들에게 패스가 투입되는 것을차단, 추가실점을 막았다는 점은 칭찬할 만 했다. 수비에서 홍명보의 적절한 위치선정과 노련한 수비리딩능력이 좋았다. 또 후반20분 이후 유상철을 수비로 내린 가운데 5명의 수비수를 운용하는 등 수비전술에 변화를 줬는데 선수들이 완벽하게 적응했다는 점도 주목할만했다. 후반들어 선수들이 전반 심리적 위축을 완전히 떨치고 강력한 압박플레이를 통해 활발한 공격을 펼쳤다는 점은 월드컵에서 희망을 갖게 했다. ▲조윤환 전북 감독 = 일단 전체적으로 수비의 조직력이 몰라보게 좋아졌다. 수비의 조직력과 대인 방어, 협력 수비까지 모든 것이 훨씬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수비를 두텁게하고 역습을 노린 작전이 주효했다고 본다. 전반전 같은 경우는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돼 흔들리는 면이 있었고 공격도단순하게 진행됐지만 후반 들어서는 우리가 세밀한 공격을 펼칠 수 있었다. 특히 홍명보가 미드필드까지 적극적으로 나와 볼을 배급해주니 훨씬 매끄러운경기가 됐다. 공격 루트를 보다 다양하게 가져가야 한다는 것은 여전히 숙제다. 지난 스코틀랜드전과 이날 경기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를 가져왔는데이것이 '이제는 됐다'는 안도감을 느끼게 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감이 있다. 이것만컨트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윤덕여 청소년팀(U-17) 감독= 전반전에는 잉글랜드의 기술과 힘, 스피드에 완전히 압도당해 우리가 하려는 플레이를 전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후반전 들어 우리가 득점하면서부터 분위기가 살아났고 체력 훈련의 성과로 후반 막판까지 경기를 리드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하고 싶다. 김남일은 상대의 플레이를 과감하게 끊으며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깨소금 같은역할을 했고 공격진에서는 이천수의 저돌적인 돌파를 시도하는 과감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수비에서는 홍명보가 잘 해줬지만 전반전에 봤듯이 배후에서 한 번에 침투되는 패스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겠다. 이날 경기는 강팀에 대한 적응력을 키운 좋은 기회였고 이대로라면 본선에서도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jhcho@yna.co.kr (제주=연합뉴스) 특별취재단=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