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뽑은 박지성(교토)은 히딩크 감독의 총애를 듬뿍받고 있는 '황태자' 중 하나. 박지성은 이날 후반 6분 이천수(울산)가 오른쪽에서 올려준 코너킥을 최진철(전북)이 머리로 뒤로 내주자 골문으로 대시하며 대각선쪽으로 헤딩슛, 골네트를 출렁이면서 대표팀에 폴란드는 물론 포르투갈도 넘지 못할 벽이 아니라는 희망을 불어넣었다. 박지성 개인으로서도 이날 골이 통산 2호째이자 '히딩크호'에서의 마수걸이 골이어서 기쁨은 두배다. 대표팀 멤버 중 국내 프로무대를 거치지 않고 해외(J리그)로 직행한 유일한 선수인 박지성은 빠른 스피드와 전.후반 90분을 쉬지 않고 뛸 수 있는 체력을 앞세워측면을 휘저으면서도 어느새 수비에 가담해 상대 공격수를 찰거머리처럼 밀착마크,악바리로 정평이 나 있다. 2000년 4월 아시안컵 예선 라오스전에서 A매치 데뷔 기록을 세웠던 박지성은 칼스버그컵 파라과이전에서 수비형미드필더로 기용돼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면서히딩크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컨페드컵 호주전에서 황선홍(가시와)의 결승골을 돕기도 했던 박지성은 지난해 대표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드와 수비형 미드필드의 임무를 맡았으나 이 포지션에 기라성같은 선배들이 즐비,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산 게 사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의 악바리 근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공격과 미드필드를 원만히 연결해 주는 그의 플레이에 신임을 보냈고 결국 왼쪽 수비가 약한 폴란드의 수비라인을 흔들 오른 쪽 날개 공격수로 낙점하기에 이르렀다. 중국과의 평가전을 시작으로 이날 잉글랜드전까지 3경기 연속 오른 쪽 윙포워드로 기용된 박지성은 오른 쪽 측면을 질풍처럼 파고들고 때로는 과감한 중앙 돌파도시도하는 등 상대 수비진을 교란, 대표팀이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큰역할을 했다. 골문 앞 마무리 부족이 '옥에 티'인 박지성이 본선에서도 예의 악바리 플레이로한국에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값진 선물을 안길 주역이 될 지 주목된다. (서귀포=연합뉴스) 특별취재단=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