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본선진출에 실패한 유럽의 강호들이 본선진출국의 특급 `과외교사'로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네덜란드, 유고, 체코, 노르웨이 등 유럽의 치열한 티켓싸움에서 허무하게 밀려난 '월드컵 단골팀'들은 본선진출국들의 스파링 파트너라는 굴욕적인(?) 아르바이트를 자청하며 탈락의 분풀이를 하고 있는 것. '지옥의 조'였던 2조에서 포르투갈, 아일랜드에 밀려 분루를 삼켰던 네덜란드는 올들어 본선 진출국들과의 평가전에서 2승1무를 기록해 전세계 축구팬들로 하여금 다시 한번 `오렌지 향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스타군단' 네덜란드는 지난 2월 잉글랜드와 1-1로 비긴 것을 시작으로 3월에는 스페인을 1-0으로 잠재웠고 지난 20일에는 강공으로 밀고 나온 미국을 상대로 실속있는 축구란 무엇인지를 가르치며 2-0 완승을 거뒀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9위)와 더불어 FIFA랭킹 톱 10에 올라있는 유고(10위)도 지난 2월 북중미의 맹주 멕시코에 2-1로 승리했고 브라질, 에콰도르에는 연패했지만 지난 20일 러시아를 승부차기 끝에 물리치며 건재를 과시했다. 유고는 유럽예선 1조에서 3위에 그치며 고배를 마셨지만 과거 형제였던 크로아티아와 슬로베니아가 보는 앞에서 잇따라 본선진출국들과 평가전을 가지며 실추된 자존심을 회복하는데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또 스웨덴, 덴마크 등 북구의 이웃들이 당당히 월드컵티켓을 거머쥐는 동안 눈물을 삼켜야 했던 노르웨이도 지난 15일 공동개최국인 일본의 기세를 3-0으로 꺾고 여전한 위용을 선보였다. 특히 노르웨이는 이 승리로 유럽예선 5조에서 자신을 4위로 밀어낸 가운데 조 1위로 본선에 오르고도 지난 3월 일본에 0-2로 완패했던 폴란드를 맘껏 비웃어 준 셈. 또한 지난 해 8월 한국에 0-5라는 참담한 패배를 안겼던 체코도 유럽예선 플레이오프에서 벨기에에 패해 탈락하는 비운을 맛봤지만 지난 20일 우승후보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동유럽축구 좌장의 명예를 회복했다. (서울=연합뉴스)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