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병 주라프스키를 주목해라." 한국축구대표팀이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넘아야 할 상대인 폴란드 축구대표팀의 백업 스트라이커 마치에이 주라프스키(26.크라코프)가 경계 대상 인물로 급부상했다. 주라프스키는 폴란드의 월드컵 지역예선 10경기에 한 번도 뛰지 못하는 등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 따라서 한국은 그 동안 에마누엘 올리사데베(파나티나이코스) 등 이미 실력이 검증된 몇몇 선수에만 경계의 시선을 고정시켰을 뿐 주라프스키는 요주의 인물 리스트에 올려놓지 않은 게 사실이다. 주라프스키가 지난 2월 페로제도전에서 자신의 A매치 1, 2호골을 잇따라 기록하며 폴란드의 2-1 승리를 이끌었을 때에도 폴란드는 당시 국내파로만 대표팀을 구성한 2진급이었던 데다 상대가 약체여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19일 에스토니아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교체투입된 뒤 천금같은 결승골을 작렬해 일본, 루마니아전 패배로 잔뜩 처졌던 팀 분위기를 일거에 바꿔놓자 그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다. 주라프스키의 잇단 골 퍼레이드는 그가 물오른 득점감각을 뽐내고 있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고됐다. 181㎝, 76㎏의 체격에 공간확보 능력과 순간 스피드가 뛰어난 주라프스키는 폴란드프로축구 1부리그 2001-2002 시즌 21골로 득점왕에 오를 만큼 골 결정력은 올리사데베나 파베우 크리샤워비치(프랑크푸르트)에 못지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 실제 주라프스키는 에스토니아전에서 수비수가 바짝 달라붙는 등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도 과감한 슛으로 골 네트를 흔들어 골게터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예지 엥겔 폴란드 감독은 따라서 본선 조별리그에서 올리사데베가 그림자수비를 당하거나 공격이 활로를 찾지 못할 경우 주라프스키를 '히든카드'로 쓸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 수비진으로서는 주라프스키의 플레이 스타일을 분석해야 하는 등 또 하나의 걱정거리를 안게 된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