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마' 이상훈(LG)이 4년7개월만에 마침내한국 프로야구 무대에 다시 섰다. 이상훈은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증권배 2002 프로야구 기아와의 경기에서팀이 4-3으로 뒤지던 8회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등판해 1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하지만 이 스코어는 마지막까지 굳어져 이상훈은 승패나 세이브를 기록하지는못했다. 지난 97년 10월22일 해태(기아 전신)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 이후 처음 마운드에선 것이고 정규시즌으로는 그해 9월29일 잠실 쌍방울(SK 전신)전이 그의 마지막 무대였다. 이후 일본과 미국 프로야구에 도전한 뒤 지난달 LG로 돌아온 이상훈은 한 달간의 몸만들기를 거쳐 5시즌만에 복귀했지만 그동안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위력적인 공을 뿌렸다. 직구는 최고 150㎞까지 전광판에 찍혀 탄성을 자아냈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 등변화구도 예리하게 꺾이며 타자들을 압도했다. 떠날 때와 마찬가지로 긴 갈기머리를 휘날리며 관중들의 기립 박수 속에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이상훈은 첫 타자 장성호를 초구에 1루 땅볼로 잡아냈다. 이어 조민철을 1루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무리한 이상훈은 9회 홍세완과 신동주를 각각 1루 땅볼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아웃카운트 1개를 남겨놓고 이동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약간 긴장이 됐지만 평상심을 가지려고 노력했다"는 이상훈은 "팬들을 위해 공하나 하나에 온 신경을 집중했고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첫 등판소감을 밝혔다. 이상훈의 역투에도 불구하고 LG는 이틀 연속 1점차로 무릎을 꿇어야 했다. 1회초 신동주의 2타점 적시타 등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묶어 3점을 뽑은 기아는 2회에도 이종범의 홈런으로 1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잡았다. LG는 4회 1점, 5회 2점을 뽑으며 4-3까지 추격했지만 6회부터 등판한 박충식과리오스를 공략하지 못하고 2연패했다. 기아 선발 키퍼는 5⅔이닝을 6안타 3실점(2자책)으로 막고 시즌 5승째(3패)를거둬 최상덕, 김진우(이상 기아), 레스(두산), 송진우(한화) 등과 함께 다승 공동선두 그룹에 합류했다. 수원에서는 두산이 6이닝동안 3안타, 2실점한 박명환의 호투속에 김동주의 2점홈런 등 9안타를 집중시켜 현대를 6-4로 꺾었다. 이로써 3연승한 두산은 3연패에 빠진 현대를 5위로 끌어내리고 4위로 올라섰다. 한편 대전에서 열릴 예정이던 삼성과 한화의 연속 경기와 SK와 롯데의 마산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다. (서울.수원=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