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은 어리지만 전술적으로는 성장한 선수다."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이같은 찬사 속에 16일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오른쪽 날개로 낙점된 박지성(21.교토 퍼플상가)은 새롭게 찾아온 기회에 여간 설레는게 아니다. 히딩크 감독이 본선 멤버구상에 있어 중요한 평가자료로 쓸 스코틀랜드전에서 박지성을 오른쪽 날개로 기용하겠다고 했을때 취재진들은 다소 의아해 했다. 지난달 27일 중국과의 평가전때도 이 포지션에서 박지성을 의외로 선발출장 시켰지만 본선 스리톱 조합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스코틀랜드전에서 다시 그 자리를 맡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 지난해까지 대표팀에서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았던 박지성은 대표팀에 가장 중요한 시기였던 지난 3월 유럽전지훈련에서 치른 세 차례 평가전 중 마지막 터키전에서 후반 19분 교체투입됐던게 전부였다. 공격형 MF자리에서 박지성은 자신에게 없는 현란한 테크닉과 패스를 갖춘 안정환(페루자)과 윤정환(오사카)에게 밀리는 듯 했고 수비형 MF자리에서도 김남일(전남), 유상철(가시와), 이영표(안양) 등 쟁쟁한 선배들의 존재때문에 좀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안 보였던 게 사실. 하지만 박지성은 본선엔트리 23명의 명단에서 빠질 수도 있다는 일각의 관측을 맘껏 비웃으며 히딩크 감독의 절대적인 신임을 재확인했다. 히딩크 감독이 오른쪽 날개로서 박지성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힌 부분은 공격과 미드필드를 연결하는 고리로서의 역할. 함께 왼쪽 날개로 기용될 이천수가 뛰어난 돌파 및 센터링능력과 대조적으로 수비가담에 취약한 반면 박지성은 뛰어난 수비력을 바탕으로 상대 공격을 앞 선에서 차단, 역습으로 연결하는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중국전에서도 박지성은 마무리패스의 부정확함 때문에 빛이 바랬지만 날카로운 오른쪽 돌파는 물론 수비시에는 중앙까지 진출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호평을 받았다. 특별히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이 상대공격을 앞선에서 차단하면 이를 오른쪽 윙백인 송종국(부산)의 오버래핑으로 연결하는 식의 공격루트를 통해 두 선수의 공수에 걸친 장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지성이 스코틀랜드전에서 자신을 `회심의 카드'로 뽑아든 히딩크 감독의 끈끈한 신뢰에 보답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부산=연합뉴스) 조준형기자 jh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