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거스 히딩크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추가합류 요청을 받은 수비수 심재원(프랑크푸르트)이 14일 부산에서 선수단과 합류하면서 이미 끝난듯 했던 월드컵 본선 엔트리 경쟁이 다시한번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심재원의 합류는 수비라인의 유력한 백업요원이던 이민성(부산)이 이번 서귀포 전지훈련기간 허벅지를 다치면서 비롯됐다. 심재원은 입국 인터뷰에서 "엔트리와는 무관하게 열심히 하라는 말을 듣고 왔다"고 했지만 히딩크 감독은 심재원의 합류 결정을 내리면서 "최종엔트리 진입은 개개인의 몸 상태에 달려있다"고 언급, 여지를 남긴 게 사실이다. 따라서 심재원에게도 일말의 가능성이 주어진 가운데 팬들의 관심은 한때 부산 아이콘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후배 사이인 이민성과 심재원 가운데 누가 히딩크 감독의 최종 부름을 받을 것이냐에 쏠려 있다. 본선 엔트리 제출 마감시한이 오는 21일인 점을 감안하면 둘이 승부를 가릴 시간은 고작 6일 뿐. 히딩크 감독은 이 기간 이들을 정밀 테스트하면서 경기 감각과 함께 일정 수준의 체력을 유지하고 팀 전술에 부응하는 수비력을 선보인 쪽에 OK 사인을 던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기나긴 부상의 터널을 뚫고 지난달 코스타리카전에서 악착같은 대인마크와 커버플레이로 부활의 날갯짓을 했던 이민성은 또 다시 부상의 늪에 빠져 암운을 드리웠으나 재활훈련으로 몸을 만들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14일 서귀포 동부연습구장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11대 11 게임에도 참가했던 이민성은 15일 강도높은 개인 체력훈련을 한 뒤 모처럼 밝은 표정을 지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에 반해 심재원은 밑져도 본전이지만 어렵사리 찾아온 기회인 만큼 월드컵 출전의 꿈은 접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심재원은 지난 2월 우루과이와의 평가전에서 미숙한 플레이 끝에 볼을 빼앗겨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고 이어진 스페인전지훈련에서도 소속팀 경기에 자주 출전하지 못한 데 따른 체력 및 컨디션 저하로 엔트리 탈락의 비운을 맛봤으나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심재원은 대표팀의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받진 못했지만 최근 경기에 뛰면서 감각이 절정에 달한 것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히딩크호 출범 이래 한번도 대표팀에 빠지지 않았던 '모범생' 중 하나인 이민성이 끝까지 승선할 수 있을 지 아니면 수비수 최초 유럽무대 진출이라는 신기원을 이룩한 심재원이 극적으로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지에 팬들의 관심이 자연스레 모아지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