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 칼 있소이다.' 국내 대회든 국제 대회든 바둑계 전체에 10대 기사들의 돌풍이 거센 가운데 무명의 중년기사가 생애 처음으로 타이틀 도전에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부산 출신 프로기사 임창식 7단(46). 임 7단은 지난 7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벌어진 제2회 돌씨앗배 프로시니어기전 준결승전에서 중견 강호 이홍렬 8단을 맞아 2백11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날 대국에서 임 7단은 초반부터 실리로 우위에 서며 판을 리드해 나갔고 이 8단의 승부수를 적절히 응징해 불계승을 이끌어냈다. 임 7단은 이로써 이미 결승에 선착해 있는 '야전사령관' 서봉수 9단(49)과 오는 28일부터 돌씨앗배 패권을 두고 결승 3번기를 가지게 됐다. 일반인은 물론 젊은 프로기사들에게도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임 7단은 '바둑계의 기인'으로 통한다. 대국이 있는 날 한국기원에 나와서도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법이 거의 없을 정도로 과묵하다. 임 7단은 아마시절 최강으로 군림했었다. 미혼의 임 7단은 77년 입단한 후 지난 2000년 7단으로 승단했다. 프로로 전향한 이후에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결승전에 대한 예상은 임 7단과 6번 싸워 모두 승리한 서 9단의 우세로 모아진다. 그러나 예선과 본선에서 파죽의 4연승을 올린 임 7단의 상승세를 감안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