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유니폼은 첨단 과학의 결정체라고 한다. 나이키가 만든 한국축구대표팀 유니폼은 4년전 프랑스월드컵 때와 달리 안감이 보태져 두겹으로 됐지만 그 무게가 상하의 합쳐 319g에 불과하다. 특수 마이크로 섬유 소재를 써 별도 속옷을 입지 않아도 땀 흡수와 건조를 동시에 해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6월 한국과 일본의 고온다습한 기후 조건을 세심하게 고려했다는 게 세계 최초로 두겹 유니폼을 선보인 나이키의 설명이다. 그런데 이런 최첨단 유니폼 속에는 또다른 옷이 있을까? 쉬운 것 같으면서 어려운 이 질문은 특히 여성팬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이다. 이에 똑 떨어지는 답은 없다. 축구에는 속옷 착용에 대한 규정이 없어 뭐를 입어도 상관없고 심지어 입지 않아도 된다. 나이키측은 "하의 역시 땀 흡수가 잘 되도록 상의와 똑같이 처리돼 이제는 선수들이 별도의 속옷을 입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아직 일부 선수는 하의 안에 몸에 짝 달라붙는 스판소재로 된 일명 '쫄쫄이'를 입는데 이는 근육을 감싸고 태클시 부상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쫄쫄이 착용은 활동성을 고려하면서, 넘어졌을 때 '은밀한 곳'을 비추는 카메라노출도 방지하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속옷 속의 속옷은 분명 거추장스럽다는 게 축구인들의 중론인 것 같다. 국내 프로축구의 모 감독을 비롯한 많은 축구인들이 선수생활을 마치고도 속옷을 안 입는 버릇을 지키고 있다는 게 축구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