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은 OK.' 유격훈련을 방불케하는 강도높은 체력훈련을 벌이고 있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체력에 관한한 일정 수준에 올랐다는 평가를 얻었다.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대표팀 피지컬 트레이너는 9일 서귀포 강창학구장에서 열린 오후 비공개훈련을 마친 뒤 "선수들의 체력이 예상을 훨씬 웃도는 속도로 좋아지고 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고 허진 미디어담당관이 전했다. 체력훈련 시간만 되면 쉴 틈을 주지 않아 선수들에겐 '저승사자'나 다름없는 베르하이옌 트레이너는 "기대했던 수준 이상"이라며 "체력훈련의 보람이 나타나고 있다"는 말도 감추지 않았다. 실제 대표팀 멤버 대다수는 지난 8일 실시한 20m 왕복달리기 체력테스트(셔틀런)에서 당락의 자체 기준인 120회를 가볍게 넘어섰다. 지구력과 회복속도를 측정하는 셔틀런이란 20m 거리를 적게는 4회, 많게는 8회 왕복하면서 중간 중간에 휴식을 취하는 테스트인 데 유럽 빅리그에서 뛰는 선수도 120회를 넘기면 지구력이 아주 좋은 것으로 인식된다. 이날 훈련에서는 차두리(고려대)가 151회로 '체력왕'에 올랐지만 중도에 측정기기 고장으로 상당수 선수가 137회를 넘긴 상황에서 테스트를 중단한 점을 감암하면 차두리의 기록이 경신될 가능성도 충분했다. 지난달 스페인전지훈련에서 실시한 테스트의 경우 이번 보다 휴식시간이 길었음에도 이천수(울산)와 본선 엔트리에서 제외된 조병국(수원)만이 간신히 120회를 넘어선 것과 비교해보면 말그대로 괄목상대를 이룬 셈이다. 선수들의 몸이 무쇠처럼 단단해 진 것은 지난 미국전지훈련부터 본격 시작된 고된 파워프로그램을 충실히 소화했기 때문. 포르투갈, 폴란드에 대적하기 위해서는 경기내내 지치지 않고 뛸 수 있는 상당한 수준의 체력이 필수요소임을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은 "너무 힘들다"며 혀를 내두르면서도 능동적으로 프로그램을 소화, 지구력은 물론 근력 등 배양을 통해 1대1 몸싸움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9일 열린 훈련에서 골키퍼 최은성(대전)이 "선수들이 힘이 붙어 슛을 막기 어려울 정도"라고 손사레를 친 것이나 정해성 코치가 일종의 몸싸움 훈련 도중 차두리의 어깨에 부딪혀 갈비뼈 골절상을 입은 것은 선수들의 체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짚어볼 수 있는 좋은 예이다. 베르하이옌 트레이너는 "강도 높은 훈련임에도 부상자가 나오지 않은 것은 그만큼 체력이 강해졌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은 기간 체력을 더욱 기르면서 세트플레이 등 전술의 완성도도 높여갈 대표팀이 '강철' 체력을 무기로 국민의 염원인 본선 첫 승과 16강을 이룰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서귀포=연합뉴스) 박재천기자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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