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32·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미국 PGA투어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사상 첫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최경주는 5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잉글리시턴GC(파72)에서 열린 컴팩클래식(총상금 4백50만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3개,보기 2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합계 12언더파 2백4타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1타차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최경주가 미국 투어에서 단독 선두에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경주는 6일 새벽 2시50분에 존 롤린스(27·미국)와 마지막 조로 최종 라운드에 돌입했다. ◆우승 가능성 높다=최경주는 라운드 진행 중에 잠깐 공동 선두로 올라선 적은 있지만 라운드 선두는 해본 적이 없다. 1,2위가 맞붙는 마지막조 플레이도 미국에서 처음 경험해 보는 것이다. 최종일 심리적 압박감을 극복해내야 하는데다 2위와의 타수차가 1타에 불과해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처음 찾아온 우승 찬스치고는 최적의 조건이다. 일단 추격권에 이름난 선수들이 없다. 1타차 2위인 브라이스 몰더(23·미국)는 골프 명문 조지아공대 재학 중 4차례 전미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차세대 유망주로 스폰서 특별초청 선수로 대회에 출전했다. 몰더와 함께 공동 2위에 오른 롤린스도 지난해 2부투어 1승을 따내며 상금랭킹 6위에 올라 투어 카드를 획득한 신인이다. 오히려 4~5타차로 추격하고 있는 6위권의 크리스 디마르코(34)와 제프 매거트(38) 등 우승 유경험자들이 막판에 치고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우승할 경우 최경주는 우승상금 81만달러를 보태 시즌상금이 1백26여만달러로 불어나며 상금랭킹도 51위에서 10위권대로 올라서게 된다. ◆3라운드 상보=10번홀까지 최경주와 몰더는 11언더파로 공동 선두를 달렸다. 이후 엎치락뒤치락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가 진행됐다. 앞조에서 플레이하던 몰더는 11번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단독 선두로 올라섰으나 최경주가 12번홀(1백47야드)에서 4.5m짜리 버디를 잡아 동타가 됐다. 몰더는 뒤질세라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최경주는 13번홀에서 세컨드샷이 벙커에 빠진 뒤 세번째 벙커샷마저 그린을 오버하며 위기에 몰렸다. 최경주는 여기서 샌드웨지 칩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으며 '천금 같은 파'를 세이브했다. 이어 이날 승부의 분수령인 14번홀(파4·4백69야드). 몰더는 세컨드샷이 짧아 그린을 미스한 뒤 세번째마저 홀에서 멀어지며 23홀 만에 첫 보기를 범했다. 반면 최경주는 1백85야드를 남겨 두고 세컨드샷을 홀 3m에 떨군 뒤 버디를 잡아 1타차 단독 선두가 됐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