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의 본선 엔트리를 확정한 한국 축구대표팀이 2일 제주에서 마지막 합숙훈련에 들어감에 따라 베스트11을 향한 주전 경쟁이 불을 뿜을 전망이다. 특히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미 베스트11을 어느 정도 마음 속에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마지막 한 달간을 반전의 기회로 삼겠다는 선수들의 집념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모두 6명이 엔트리에 포함된 스트라이커 부문에서는 설기현(안더레흐트)과 차두리(고려대)가 가장 큰 변수다. 황선홍(가시와 레이솔)과 최용수(제프 이치하라)는 공격수로서 히딩크 감독의 신임을 얻고 있어 주전자리를 거의 굳힌 상태. 이천수(울산)와 최태욱(안양)도 사이드 어태커로서 임무가 주어진 분위기다. 그러나 평가전을 거듭할수록 플레이가 안정되며 파이팅을 보이고 있는 차두리도 주전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크다. 가끔 미숙한 플레이가 나오지만 평가전 때마다 적토마처럼 그라운드 곳곳을 휘젓고 다녀 차두리가 남은 한 달 동안 기량만 더 다듬는다면 주전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분석이다. 설기현은 계속된 평가전에서 실망스런 플레이로 일관,사실상 주전경쟁에서 한 발 밀려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결국 설기현은 남은 준비과정에서 그동안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할 경우 후보 이상의 역할을 맡지 못할 것으로 보여 마지막 주전 경쟁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포지션은 9명이 선택된 미드필더. 미드필더들은 준비 과정에서부터 이미 각자의 위치와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어 다른 포지션에 기용될 가능성이 적다. 따라서 주전이 못될 경우 이는 벤치멤버로 전락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스페인 전지훈련 때부터 플레이메이커 자리를 놓고 경쟁해온 윤정환(세레소 오사카)과 안정환(페루자)은 다시 한번 물러설 수 없는 대결을 펼치며 송종국과 박지성은 오른쪽,이을용과 이영표는 왼쪽 윙백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이밖에 김병지(포항)와 이운재(수원)의 수문장 자리 싸움 역시 관심거리다. 최근 가진 평가전에서 두 선수 모두 동물적인 감각으로 결정적인 슛들을 막아내며 히딩크 감독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 제주에서의 훈련결과가 주전을 가를 전망이다. 홍명보(포항)와 최진철(전북),김태영(전남) 등 30대의 고참 트리오가 주전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수비라인에서도 이민성(부산)과 현영민(울산) 등 '젊은 피'들이 막판 대반전을 노리고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