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승 기록은 진작 깨어져서야 했다. 송진우가 이왕 내 기록을 넘어섰으니 200승까지 해 주길 바란다". '국보급 투수'로 불렸던 선동열(39) 한국야구위원회(KBO) 홍보위원은 23일 3년 후배인 송진우(36.한화)가 개인통산 147승을 기록, 자신이 보유했던 프로야구 최다승 기록을 깨뜨렸지만 오히려 흐믓한 표정이었다. 선 위원은 "프로야구가 벌써 출범 21년째인데 최다승 기록이 146승에 머물렀다는 것은 미국과 일본야구에 비교할 때 아쉬운 부분이었다"고 밝힌 뒤 "송진우가 최다승 기록을 경신한 것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이왕이면 200승까지 기록을 연장시켜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소 후배들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는 선위원이지만 송진우에 대한 평가는 남달랐다. "(송)진우가 20대였을 때는 강속구가 주무기인 정통파 투수였다. 그런데 30대로접어들면서 스피드가 떨어졌지만 상대 타자의 장단점을 완벽히 파악하고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베테랑 투수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라고 선위원은 평가했다. 선위원은 또 "송진우의 최근 직구 스피드는 140㎞ 초반이지만 다른 투수들보다볼끝이 살아있어 타자들이 느끼는 체감속도는 145㎞이상 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선동열 위원은 현역시절 송진우와도 여러 차례 대결을 펼친 경험을 갖고 있다. 특히 송진우는 91년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동열이 속했던 해태를 상대로 8회2아웃까지 퍼펙트를 기록하다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기억이 있다. 당시 경기에 나서지 않고 벤치에 앉아 있었던 선위원은 "나는 당연히 우리 팀을응원했지만 송진우의 퍼펙트가 깨지는 순간 개인적으로 무척 아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11년전의 사건을 회상했다. KBO는 송진우가 7년만에 최다승 기록을 경신함에 따라 조만간 특별상을 수여할예정이고 시상식에서 수여자는 선동열 위원으로 내정한 상태다. 선위원은 "특별상을 전달하면서 축하 인사를 건네겠지만 그 전에 개인적으로 축하 전화라도 한 통 해 주고 싶다"라고 송진우의 147승 달성을 진심으로 반겼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