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 트로피의 향방은 내가 가른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최종 7차전까지 온 대구 동양과 서울 SK의 운명은 결국 양팀의 해결사인 전희철(동양)과 조상현(서울SK)의 손에 의해 갈릴 것으로 보인다. 6차전까지 치르면서 이들은 어김없이 팀의 승패를 한몸으로 책임졌다. 전희철이 분전한 날이면 동양은 승리를 챙겼고 조상현의 3점슛이 림을 자주 가르면 서울 SK는 웃을 수 있었다. 결국 누가 안정적인 득점원인 마르커스 힉스(동양)와 서장훈(서울 SK)의 뒤를 받치면서 플러스 알파(α) 효과를 가져오느냐가 승패를 갈랐던 셈이다. 사실 챔피언결정전을 시작하기 전에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동양의 낙승을 예견한 것은 전희철의 존재 때문이었다. 로데릭 하니발이 부상으로 시즌 도중 하차하고 대체 용병인 찰스 존스가 기량 미달로 드러나면서 서울 SK에게는 전희철에 맞설만한 마땅한 선수가 없었다. 하지만 전희철은 최인선 감독이 고육지책으로 기용한 신인 김종학에 막혀 제 몫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고 이는 곧바로 팀 패배로 이어지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심기일전한 6차전에서는 한수 위 기술로 김종학을 압도하며 자존심을 회복한 그는 7차전 승리로 완벽한 명예회복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에 맞서는 서울 SK는 조상현에게 팀의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객관적 전력에서 밀리는 서울 SK는 서장훈과 에릭 마틴의 포스트 플레이로 얻는 점수에는 한계가 있어 조상현의 3점슛이 터져야만 그나마 승부의 균형을 맞춰나갈수 있었다. 하지만 이를 모를리 없는 동양이 6차전에서는 3점슈터 김병철을 포기하면서까지 전문 수비수 이지승을 투입해 조상현을 막는 해법을 찾았다. 결국 발목까지 다친 조상현은 7차전에서도 상대의 집중 수비에 시달릴 것으로 보이지만 올시즌을 끝으로 군입대가 예정돼 홀가분한 마음으로 입영 열차를 타기 위해서라도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는 각오다. (대구=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