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전 이기면 우승한다.'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대구 동양이 서울 SK를 누르고 2승1패로 앞선 가운데 우승의 보증 수표로 여겨지는 '행운의 4차전'을 잡기 위해 양팀이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그 이유는 97년 프로 출범 이후 5번 배출된 챔피언들이 모두 4차전을 이기고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즉 '4차전 승리=우승'이라는 등식이 성립된 셈으로 이번에도 이같은 징크스가 이어질 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97시즌에는 부산 기아(현 울산 모비스)가 원주 나래(현 원주 삼보)와 맞붙어 첫판을 내준 뒤 4연승해 원년 챔피언에 올랐다. '97-'98시즌은 기아와 맞선 대전 현대(현 전주 KCC)가 1.2차전 연패 뒤 3.4차전을 내리 이겨 결국 4승3패로 첫 우승컵을 안았고 '98-'99시즌에도 기아와 만나 2차전만 내주고 4승1패로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99-2000시즌에도 결승에 오른 현대는 3차전까지 청주 SK(현 서울 SK)에 2승1패로 앞서 3연속 챔피언을 예고했으나 4차전을 진 뒤 1승도 못 올리고 힘없이 무너졌고 수원 삼성(현 서울 삼성)은 지난 시즌 4차전 승리 뒤 3승1패로 기선을 제압해 4승1패로 우승했다. 지금까지 공통점은 3차전까지 3연승한 팀이 하나도 없었고 2승1패로 유리하거나 혹은 1승2패로 불리하더라도 4차전을 이기면 반드시 우승컵을 가져갔다는 점이다. 특히 '97-'98시즌의 현대, '99-2000시즌의 SK는 1승2패로 불리한 상황에서 4차전을 승리한 뒤 우승했다는 점은 서울 SK와 동양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동양의 경우 4차전을 이긴다면 기세를 몰아 5차전에서 일찌감치 정상을 확정지을 확률이 높은 상태. 그러나 만약 서울 SK가 4차전을 잡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다면 분위기가 바뀌면서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이 펼쳐질 공산이 큰 데다 예상을 깬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김진 동양 감독은 4차전을 꼭 이겨 한 치의 허점을 보이지 않고 가능한 빨리 정상에 오를 심산이고, "한계를 느낀다"고 했던 최인선 서울 SK 감독 또한 4차전에 '일말의 희망'을 걸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