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잠실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대구 동양과 서울 SK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은 동양의 김병철을 위한 경기였다. 김병철은 이날 정교한 외곽포와 속공에 과감한 돌파력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고어시스트와 철저한 수비로 나무랄 데 없는 완벽한 플레이를 했다. 1차전 승리 이후 2차전에서 허를 찔린 동양이 3차전을 87-73으로 승리하고 7전4선승제의 승부에서 2승을 먼저 얻어 5부 능선을 먼저 정복하는데 주역이 됐다. 1차전에서 5점으로 부진했던 김병철은 2차전에서 17점으로 슛 컨디션을 가다듬더니 3차전에서 3점슛 4개를 포함해 두 팀 선수들중 최다인 25점을 넣었다. 김병철은 1쿼터에서 3점슛 3개로 포문을 열더니 통렬한 외곽포와 과감한 돌파에빠른 발을 이용한 속공으로 서울 SK의 수비를 허물며 상대 골망을 계속 흔들었다. 3점슛 성공률 57%, 2점슛 성공률 75%로 슛 감각이 최고였지만 자신의 공격에만신경쓴 게 아니라 4개의 어시스트로 동료들의 득점을 돕는 팀 플레이도 잊지 않았다. 수비에서도 서울 SK의 슈터인 조상현을 14점으로 묶었다. 용수철을 연상케하는 탄력으로 코트를 누벼 `피터팬'의 진가를 보여준 것이다. 70-47로 앞서던 4쿼터 1분34초께 김병철을 뺀 동양의 김진 감독도 "김병철의 슛이 호조를 보여 쉽게 경기를 풀어 갈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이번 시즌들어 개인 플레이보다는 팀을 위한 슈터로 변신한 김병철은 "창단 이후 첫 챔프전 우승을 위해 어느 누구보다 많이 뛸 생각"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