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양이 원정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어정규시즌1위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동양은 11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01-2002 애니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3차전에서 서울 SK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인 끝에 87-73으로 크게 이겼다. 이로써 대구 홈코트 2연전을 1승1패로 마쳐 출발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동양은원정 3연전 첫 경기를 낚아 7전4선승제 챔피언결정전에서 2승1패로 한발 앞섰다. 양팀은 오는 13일 오후 3시 잠실에서 4차전을 치른다. 동양 압승의 주역은 김병철(25점. 3점슛 7개)과 김승현(12점. 3점슛 2개. 7어시스트), 그리고 후반에 투입된 전희철(16점) 등 '토종 3총사'였다. 김병철은 서울SK의 기세가 높던 1쿼터에만 3점슛 3개를 꽂아넣었고 사실상 승부가 갈린 2쿼터에도 혼자 10점을 몰아 넣어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2쿼터 막판부터 코트에 나선 전희철은 후반에만 16점을 뽑아내 서울 SK의 추격에 재갈을 물렸다. 김병철과 전희철의 득점은 대부분 김승현의 손끝에 시작된 속공과 칼날같은 패스에서 비롯됐다. 마르커스 힉스(17점)와 라이언 페리맨(4점)은 득점은 토종 3인방에 맡기고 21개의 리바운드를 합작하며 서장훈(19점. 12리바운드)에 맞서 제공권을 장악했다. 서장훈의 골밑 돌파가 위력을 보인 서울 SK는 1쿼터를 동양과 대등하게 맞서 팽팽한 승부를 연출하는 듯 했다. 그러나 동양은 2쿼터부터 서장훈을 더블팀으로 막으며 이렇다할 득점 수단이 없는 서울SK를 몰아붙였다. 김병철과 김승현이 3점슛 1개씩을 곁들이며 페리맨, 박훈근 등이 4분여동안 13점을 쏟아부어 순식간에 35-19, 16점차로 달아났다. 서울SK는 동양의 강력한 수비에 막혀 부정확한 야투를 난사했고 패스 미스를 저지르는 등 허둥대다 2쿼터를 시작한지 4분47초만에 서장훈의 자유투로 겨우 1점을보태는 등 득점 기근에 시달렸다. 조상현의 연속 5득점 등으로 서울SK가 추격을 시작했지만 동양은 침묵하던 힉스의 득점까지 살아나며 점수차를 좁혀 주지 않았다. 더구나 2쿼터 종료 1분전 서울 SK 포인트가드 임재현(3점)이 발목을 접질러 벤티로 물러나면서 동양은 일찌감치 승리를 예고했다. 동양은 3쿼터 들어 전희철이 상대 수비수를 가볍게 제치고 간단하게 점수를 추가하며 67-46, 21점차로 앞서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양팀은 4쿼터 종반 서울 벤치 멤버들을 코트로 내보내며 승부가 결정났음을 피차 받아들였다. 서울SK로서는 서장훈이 상대 용병 2명과 전희철까지 가세한 수비벽을 뚫지 못했고 임재현마저 물러나자 역전의 실마리를 찾기 어려웠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이상원기자 lee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