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설계가가 자신이 설계한 코스에서 라운드하면 어떤 스코어가 나올까. 그 코스의 특성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기 때문에 동반자들보다 스코어가 좋을수밖에 없을 것이다. 코스 공략도 '지피지기'의 공식에 대입할수 있다. 설계가들이 털어놓는 코스공략법을 알아본다. 지형에 순응하라 =국내코스는 기복이 심하다. 페어웨이 왼쪽이 높거나 오른쪽이 높거나 그린쪽이 낮거나 하는 식이다. 남서울CC 4번홀(파5)처럼 페어웨이 오른쪽이 산이고 왼쪽이 낮다면 티샷은 오른쪽을 겨냥해야 한다. 그래야 볼이 경사를 타고 굴러 페어웨이 가운데에 멈추게 된다. 또 티샷 낙하지점부터 그린까지가 내리막이라면 무리하게 장타를 낼 필요가 없다. 그것은 오히려 왼발 내리막의 어려운 라이에 걸릴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그 홀의 지형을 잘 살핀뒤 샷 전략을 세워야 한다. 짧다고 방심하지 말라 =18홀 가운데는 그 홀의 파에 비해 짧은 홀이 있게 마련이다. 예컨대 파4인데 길이는 3백야드 하는 식이다. 이런 홀에 다다르면 골퍼들은 만만하게 나오게 마련이다. '드라이버샷을 대충 쳐도 파온은 되겠지' 하는 마음을 갖게 마련. 그러나 이론 홀일수록 트러블이 많거나 그린 난이도가 높다. 길이가 짧은 만큼 다른 곳에서 그 부분을 보충하게 설계를 해 놓는 것. 짧은 홀일수록 더 긴장해서 주도면밀하게 샷전략을 짜야 한다. 짧다고 스코어 잘 나오라는 법은 없다. 그린축을 잘 읽으라 =페어웨이에서 볼때 그린모양은 크게 둘로 대별된다. 정면으로 가로놓여 있거나 45도 정도로 비스듬히 누워 있는 경우. 전자는 큰 문제가 없으나 후자의 경우 그린축을 따라 공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그린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향하며 45도로 누워 있다면 어프로치샷은 페어웨이 왼쪽에서 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이렇게 하면 혹시 잘못 맞아도 트러블에 들어가지 않고 볼과 홀 사이에 장애물이 없다. 화산 우정힐스 휘닉스파크CC 등에 이런 그린이 많이 있다. '컵존' 개념을 알아두라 =요즘 골프장은 그린이 하나이고 그 넓이도 큰 것이 보통이다. '온그린=투퍼트'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말. 설계가들은 이처럼 큰 그린은 3~4개 소구역으로 구분한다. 그것이 바로 '컵 존'(cup zone)이다. 대개 그린키퍼들은 3~4개의 컵존 가운데 한 곳을 골라 깃대를 꼽는다. 따라서 어프로치샷(특히 짧은 거리)을 할때는 무조건 온그린시킨다는 전략 대신 깃대가 꽂혀 있는 존에 볼을 떨어뜨린다는 전략을 써야 한다. 그래야 3퍼팅 이상을 막는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