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킬러' 구대성(33.오릭스)이 올시즌 해외프로야구에서 활동중인 한국 선수 중 가장 먼저 승전고를 울렸다. 구대성은 8일 일본 도코로자와의 세이부돔에서 열린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경기에 선발등판, 8⅓이닝동안 탈삼진 10개를 솎아내며 1안타 2볼넷 무실점의 빛나는 투구로 2-0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2일 니혼햄전에서 잘 던지고도 팀 타선의 침묵으로 승리를 놓쳤던 구대성은 이로써 2경기만에 시즌 첫 승을 완봉으로 장식하며 방어율 1.32를 기록했다. 투구수 117개를 기록한 구대성은 직구 스피드가 142㎞에 머물렀지만 볼끝이 홈플레이트에서 꿈틀거렸고 완벽한 제구력과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위력을 발휘했다. 소속팀 오릭스가 1승6패의 극심한 부진속에 마운드에 오른 구대성은 부담감으로어깨가 굳은 듯 1회 첫 타자 마쓰이를 볼넷으로 진루시켰으나 2번 시미즈를 유격수땅볼로 처리한 뒤 3번 이노부시와 4번 카브레라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자신감을 찾은 구대성은 2회와 3회를 삼자범퇴로 막았고 4회에는 첫 타자인 시미즈에게 이날 유일한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를 병살타로 유도하는 노련미를보였다. `물방망이'로 소문난 오릭스 타선은 1회초부터 6타자 연속 삼진을 당하며 구대성을 애태웠지만 3회 2사 뒤 포수 미와가 좌익선상 2루타를 치고 나가자 1번 다니가좌중간을 꿰뚫은 3루타를 터뜨려 선취점을 올렸다. 1-0의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9회에는 2사 2루에서 용병 셀던이 좌월 2루타를 추가점을 올려 승부를 결정지었다. 구대성은 9회말 선두타자 우에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완봉을 눈앞에 둔 듯했으나 체력저하로 자진 강판, 일본진출이후 첫 완봉승을 아쉽게 포기했다. 세이부의 선발투수 니시구치는 9회 2아웃까지 삼진 13개를 뽑으며 6안타 2실점으로 잘던졌지만 구대성의 호투에 눌려 패전투수가 됐다. (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shoel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