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는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미국 서부 유력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6년째를 맞는 박세리(25.삼성전자)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때마침 로스앤젤레스 근교에서 벌어진 오피스디포-에이미 알콧(총상금 100만달러 )에서 박세리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1타차로 꺾고 시즌 첫 우승을 따냈다.

다음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스포츠 칼럼니스트 다이앤 푸킨이 8일(한국시간)기고한 박세리에 대한 칼럼 요약이다.

`순박한 처녀' 박세리는 스무살에 미국에 왔을 때만해도 영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고 골프장 이외의 생활을 잘 몰랐다.

그렇지만 신인 시절인 지난 98년 6주만에 LPGA 메이저 대회인 US오픈과 맥도널드LPGA선수권을 석권, 골프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었다.

세리의 힘찬 스윙과 애교띤 웃음, 식지 않는 열정은 더 이상의 설명을 필요로하지 않는다. 갤러리들은 늘어갔고 TV 시청률은 높아졌다.

"세리는 두려움이 없다"고 캐나다의 로리 케인(38)과 미국의 낸시 로페스(45)는말한다. 케인과 로페즈는 세리의 가장 절친한 골프 선배이자 친구이다.

케인은 세리에게 영어를 가르쳐주고 스테이크하우스와 쇼핑몰에 데려갔다. 케인은 세리가 이제는 복종적이고 불행한 소녀가 아니라 자신을 책임지는 성숙한 여자로변모했음을 지켜봤다.

세리의 아버지는 더이상 투어 파트너가 아니다. 지난 4년간 세리는 코치와 매니저를 경질하고 스스로 새 캐디를 찾았으며 새 매니지먼트 회사를 찾았다.

골프나 인생, 자신에 관한 견해도 새롭게 정립했다.

세리는 자신의 커리어가 자기 것이지 정신력을 키우기 위해 묘지에서 잠을 재운아버지의 것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세리는 2000년까지 체중이 거의 13.5㎏나 불었다. 웃음은 사라졌고 피로 누적으로 결국 서울의 한 병원에 몸져 누웠다.

세리는 2000년 시즌 부진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해야 했다"며 "누가 책임지고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결정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세리의 결정은 온갖 일을 스스로 처리한다는 것이었다.

세리는 "지금은 내가 나를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웃음은 자연스러웠으며 통역도 물론 필요없었다.

세리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 로라 디아스(미국)와 한조로 오피스 디포 최종 라운드를 치르게 된 데 대해 "재미있는 날(fun day)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리는 루키 시절 경기성적으로 이미 소렌스탐과 카리 웹(호주) 등과 같은 위치에 있을 것으로 예상돼왔다.

지난 4년간의 성숙으로 세리는 곧 그런 반열에 오를 것이다.

세리는 작년에 5개 대회를 우승하고 세번째 메이저 타이틀도 따냈다.

그녀는 자신이 골프를 사랑하고 있음과 동시에 추격의 대상이 되고 있음도 알고있다.

세리는 "매주 이길 수는 없었다"면서 "그것을 이해하자 나는 경기를 좋아하고내 스스로를 다시 사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세리는 팬들도 의식하고 있다. 좋은 샷을 날린 후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기도하고 갤러리에게 윙크도 한다.

세리는 응원하는 사람들로부터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팬들이 그녀의원기를 북돋워주는 것이다.

세리는 지난 6일 오피스디포 첫날 더블보기를 범했던 파5의 17번홀에서 7일엔이글을 기록하자 기뻐 펄쩍 뛰었으며 팬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투어 중 좀처럼 보기 어려운 골퍼와 팬들 간에 교감이 있음을 잘 보여준 장면이었다.

세리는 "내가 지금 하는 것을 좋아 한다. 점점 행복해지고 있으며 더욱 열심히하고 있다"면서 "우승을 많이 하고 어렸을 때는 이런 감정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고말했다.

세리는 "한국의 어떤 여자선수도 98년의 나처럼 인기를 얻은 적이 없었지만 영원한 목표인 최고 선수가 되겠다는 각오가 서 있다"고 말했다.

케인은 "세리의 홀로서기가 쉽지 않았으나 잘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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