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진주' 비제이 싱(피지)은 2년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우승컵을 안았고 최하위권에 처졌던 최경주(32)는 막판 분전으로 공동51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지난 2000년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한 뒤 2년 동안 PGA 투어 대회에서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 앉았던 싱은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드랜드의 우드랜드TPC(파72. 7천18야드)에서 열린 PGA 셸휴스턴오픈(총상금 28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때려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로 정상에 올랐다.


이날 1타를 줄이는데 그친 2위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 272타)와는 무려 6타차의 완승으로 개인 통산 투어 대회 10번째 우승을 일궈냈다.


싱은 지난 80년 커티스 스트레인지가 세운 대회 최다언더파 기록(18언더파)을 경신했으며 52년 재키 버크가 수립한 대회 최다타수차 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싱은 지난해 2위 2차례, 3위 4차례 등 무려 14차례나 10위권 이내에 입상하며 생애 최다 시즌 상금인 344만달러를 벌어들였으나 정작 우승컵은 만져보지 못했다.


올해도 10위권 입상만 3차례나 들었던 싱은 2라운드부터 선두에 나서더니 3일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고 기어코 우승컵을 움켜쥐었다.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스페인)이 15언더파 273타로 3위에 올랐고 마루야마 시게키(일본)가 제이 하스(미국)와 함께 13언더파 275타로 공동4위를 차지, '톱5' 가운데 4명이 외국인으로 채워졌다.


최경주는 모처럼 버디 5개를 뽑아내고 더블보기 1개, 보기 1개를 곁들여 2언더파 70타를 쳐 합계 1언더파 287타로 공동51위까지 순위를 끌어 올렸다.


상금도 60위권보다 1천달러나 많은 9천472달러.


최하위권 탈출을 노려 공격적인 플레이에 나선 최경주는 드라이브샷과 아이언샷의 정확도는 떨어졌으나 단 21개의 퍼트로 18홀을 돈 것이 순위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한편 올시즌 열린 14차례 PGA 투어 대회에서 저마다 다른 우승자를 배출,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했다.


이처럼 2승 선수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20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우승자의 얼굴이 달랐던 지난 94년 이후 가장 오랜 기록이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kh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