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이 도와준 덕분에 (이)상민형도 잘 막을 수 있었고 슛 기회도 많이 생겼을 뿐입니다" 29일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서울 SK가 전주 KCC를 꺾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임재현(25)이 대학 5년 선배인 이상민(30)의 벽을 넘어 포인트가드 싸움에서 승리한 덕분이었다. 이날 모기업인 SK텔레콤이 창립기념일을 맞은 서울SK로서는 임재현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은 셈. 신장과 체중 등 생김새가 비슷한데다 수줍음이 많은 조용한 성격이지만 코트에 들어서면 불같은 승부욕을 보인다는 점에서도 둘은 너무나 닮았다. 포지션 또한 같은 포인트가드인데다 연세대학교 농구부 5년 선후배 사이. 다른 점이 있다면 이상민은 포인트가드로서 이미 당대 최고의 경지에 오른 선수인 반면 임재현은 김승현(대구 동양) 등과 함께 앞으로 한국농구의 '야전 사령관'을 맡을 떠오르는 스타. 그러나 이날은 예상을 깨고 임재현이 KO승을 거뒀다. 그것도 플레이오프 4강전이라는 큰 무대에서. 어시스트는 9개로 똑같았지만 득점면에서는 임재현이 28득점으로 프로 데뷔 후 자신의 최다 득점을 올린 반면 이상민은 9득점에 그친 것. 이뿐 아니라 임재현은 고비마다 무려 6개의 3점포를 터뜨려 상대의 추격 의지를 무참히 꺾어놓았지만 이상민은 3개를 던져 모두 실패했다. 특히 7점 차로 쫓겼던 4쿼터 종료 3분27초 전 오른쪽 45도 각도에서 이상민을 제치고 터뜨린 3점포는 사실상 승패를 가른 결정적인 득점이었다. 수비에서도 임재현은 이상민과 서로 매치업을 했기 때문에 진정한 맞대결에서 승리한 격이 됐다. 임재현은 "동료들의 협조 수비가 있었고 1차전과는 달리 흥분을 하지 않은 덕분에 상민형을 잘 막을 수 있었다"면서 "남은 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팀을 챔프전에 올려놓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프로 무대를 잠시 떠나 군에 입대하게 되는 임재현이 이상민과의 남은 대결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