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가 유럽전지훈련 중 마지막 평가전인 터키와의 경기에서 다양한 공격루트를 찾는데 실패했다. 한국은 27일(한국시간) 독일 보훔에서 열린 터키와의 친선경기에서 황선홍과 최용수를 투톱으로 선발 출전시켜 득점을 노렸지만 미드필드에서 최전방 공격수에게날카롭게 연결하는 패스 루트를 찾지 못한채 다시 한번 플레이메이커 부재를 절감했다. 이날 한국은 윤정환이 오랜만에 선발 출장, 후반 20분까지 공격루트를 뚫는 역할을 맡았으나 후반 13분께 힐패스로 황선홍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 주는 등 3-4차례 슈팅으로 이어지는 패스를 했을뿐 경기 전반을 주도하지는 못했다. 또한 2선에서의 패스는 주로 중앙으로만 집중되는 단조로움을 보여 상대 수비진에게 막히기 일쑤였고 왼쪽 미드필더 이영표와 오른쪽 미드필더 송종국도 특유의 기동력을 살리지 못하고 고립되는 상황이 자주 재연됐다. 이는 터키의 미드필더진이 반칙성이 짙은 강한 몸싸움을 걸어오면서 미드필더들의 움직임이 위축된 탓이기도 했지만 최전방 공격수가 상대 수비의 시선을 끄는 사이 과감히 돌아들어가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웠다. 이러다보니 황선홍과 최용수만이 문전에서 소득없이 부지런히 움직였을 뿐 미드필더의 지원을 받지 못했고 간혹 측면에서 올라오는 센터링도 정확하지 못해 상대수비의 짐을 덜어주는 꼴이 됐다. 결국 윤정환을 풀타임으로 출전시켜 플레이메이커로서의 능력을 시험해 보려던거스 히딩크 감독은 후반들어 체력이 떨어지면서 몸싸움에 밀리던 윤정환을 빼고 박지성을 기용하는 고육지책을 썼다. 하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박지성의 패스는 강력한 터키 수비의 벽을 뚫기에는역부족이었다. 이날 경기를 통해 내심 베스트 멤버를 확정지으려 했던 히딩크 감독으로서는 유럽선수들과의 강한 몸싸움을 이겨내고 송곳같은 패스로 경기를 주도할 플레이메이커를 찾아야 하는 과제를 놓고 고민에 빠지게 됐다. (보훔=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