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홀에서 5퍼트. 홀인원을 한 뒤 마지막 3개홀에서 보기-더블보기-트리플보기로 몰락. 미국 PGA투어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6백만달러,우승상금 1백8만달러)은 '제5의 메이저대회'답게 많은 구경거리를 제공하며 최종 라운드에 들어갔다. 24일(한국시간) 미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선두에 나선 선수보다도 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32·미국)이 더 주목을 끌었다. 미켈슨이 10번홀(파4)에서 5퍼트를 한 끝에 8타(쿼드루플 보기)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미켈슨은 9번홀에서 6m 버디 퍼트에 성공한 뒤 선두를 2타차로 쫓고 있었다. 문제의 10번홀. 티샷과 어프로치샷이 연거푸 빗맞았고 그린 주변 러프에서 친 칩샷(세번째 샷)도 '쇼트게임의 명수'라는 닉네임답지 않게 홀에서 5.4m나 떨어졌다. 첫 퍼트는 홀을 1.5m 지나쳤다. 일단 마크한 뒤 신중하게 두번째 퍼트를 했으나 그것도 홀 가장자리를 스치며 1.5m나 더 가버렸다. 화가 난 미켈슨은 세번째 퍼트를 서둘러 했다. 볼이 또다시 홀 반대편으로 1.5m 지나치자 갤러리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대충 친 네번째 퍼트도 홀을 외면,60㎝를 더 갔고 미켈슨은 다섯번째 퍼트만에야 볼을 홀에 집어 넣을 수 있었다. 미켈슨은 "기가 막혀 쓴웃음밖에는 나오지 않았다"며 악몽과도 같았던 그 때를 회상했다. 그는 이날 75타를 쳤고,합계 2언더파 2백14타로 전날 3위에서 15위로 곤두박질했다. 또 한 선수는 '해마 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인 크레이그 스태들러(48·미국). 그는 이날 후반 11∼13번홀에서 버디-버디-홀인원을 기록한 뒤 한창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16∼18번홀에서 불행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무· 벙커·물 때문에 그 세 홀에서 보기-더블보기-트리플보기를 범하며 6오버파를 치고 만 것. 합계 1언더파 2백15타로 21위다. 무명들인 칼 폴슨과 크레이그 퍽스가 각각 합계 9언더파 2백7타,8언더파 2백8타로 1,2위를 달리고 있다. 대회 사상 최초로 2연패를 노리는 타이거 우즈는 선두와 6타차인 3언더파 2백13타로 공동 10위,최경주(32·슈페리어)는 3오버파 2백19타로 공동 48위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