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 판관들의 월드컵은 이미 시작됐다.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에 출전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국제심판들이 22일오전 서울올림픽주경기장에 모여 체력테스트를 받았다. 지난 20일부터 시작된 FIFA 심판세미나에 참가한 이들은 사흘째 일정인 체력테스트를 받기 위해 황사현상으로 잔뜩 찌푸리고 쌀쌀해진 날씨 속에서도 아침 일찍경기장에 나와 몸을 풀었다. 이날의 첫 관문은 12분안에 2천700m 이상을 주파해야 하는 장거리코스. 독일의 마크스 메르크 주심은 12분안에 무려 3천340m를 달려 이 부문 1위를 차지했고 고령축에 드는 한국의 김영주 주심도 3천60m를 기록, 첫 관문을 무난히 통과했다. 이날 심판들이 기록한 평균 거리는 3천67m. 하지만 `스킨헤드'의 특이한 헤어스타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페이루이지 콜리나 심판은 테스트를 앞두고 고열과 목통증 등 몸살 증세를 보여 이날 테스트에 참가하지 못하고 오전 항공편으로 출국했다. 체력테스트에서 언론을 담당하고 있는 믹 미셸은 "콜리나가 테스트를 받지 못했지만 3주전 유럽축구연맹(UEFA)이 실시한 테스트를 통과했기 때문에 월드컵에는 참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첫 관문을 통과한 김영주 주심은 "심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세미나를 참가하고있더라도 체력테스트를 받는 날이 다가오면 모두들 긴장한다"고 귀뜸했다. 지난 주 광주에서 열린 한국-일본청소년대표팀 경기에 주심을 본 뒤 매일 하루 1시간30분 동안 체력회복운동을 했다는 김 주심은 "2천700m만 넘어도 합격이지만 꼴찌를 하지 않으려고 열심히 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심판과 언론간 접촉을 자제하라는 FIFA의 지침 탓인지 심판들은 기자들과반갑게 인사를 나누다가도 세미나 내용 등 축구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노코멘트'라며 조심스럽게 행동했다. (서울=연합뉴스) 최태용기자 c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