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 취임 후 `찬밥' 신세였던 윤정환(29.세레소 오사카)의 본선엔트리 합류에 다소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컨페더레이션스컵 직전 치러진 카메룬과의 평가전 이후 대표팀 경기에 나오지 못했던 윤정환이 유럽전지훈련 2차평가전인 핀란드전에서 대반전을 향한 힘찬 레이스에 들어간 것. 윤정환은 20일 열린 핀란드와의 2차평가전 후반에 안정환(페루자)과 교체투입된뒤 상대 수비의 빈틈을 찌르는 특유의 공간 패스로 한국대표팀 공격에 활기를 더했다. 22분에는 수비 사이로 황선홍에게 정확한 스루패스를 연결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었고 24분에는 골문 앞에 있던 최용수의 머리를 겨냥 정확한 패스를 연결하는 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윤정환은 또 이날 상대 왼쪽 측면으로 쇄도하는 황선홍에게 여러 차례 감각적인 크로스 패스를 연결하며 후반 초 다소 침체됐던 한국의 왼쪽 측면공격을 살려내 동료 공격수들로부터 받고 있는 '가장 편하고 호흡이 잘 맞는 플레이메이커'라는 평가에 부응했다. 그동안 윤정환의 플레이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히딩크 감독 역시 플레이메이커로서의 이날 윤정환의 활약에 만족을 표시했고 축구협회 김광명 기술위원 등 대표팀 관계자들도 그의 플레이에 대해 비교적 좋은 점수를 줬다. 그러나 이같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윤정환이 본선 엔트리 합류를 위해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높고 험하기만 하다. 특히 수비 가담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다소 비관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그동안 히딩크의 지적사항이던 체력면에서도 아직 히딩크의 확실한 'OK'사인을 받지 못한 것. 결국 윤정환은 그동안 송종국 쪽으로 기울어가던 플레이메이커 경쟁의 무게 추를 다소 돌려 세워 놓기는 했지만 아직 합격점을 받기는 이른 상태. 대표팀 제외와 소속팀 2부리그 추락이라는 잇단 악재를 딛고 탁월한 플레이메이 킹으로 대표팀 복귀 첫 발을 순조롭게 내디딘 윤정환이 남은 전훈기간 실낱같은 희망의 불씨를 살려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설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라망가=연합뉴스) 김상훈기자 meolakim@yna.co.kr